brunch
매거진 김과장

평균인의 시각

어떤 사람이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하는가.

by 김 과장

공직 동기 중 '좋은 공무원을 키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퇴직 후 학원강사로 진출한 친구가 있습니다. 금요일 이른 퇴근 후 우연히 인터넷에 올라온 그의 동영상 강의 한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공무원이 되어야 하느냐?'란 수강생의 질문에 그의 답은 "공무원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행정의 내용이 달라진다. 엄청나게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보다, 바른 사람이 공무원이 되었으면 좋겠다."였습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을 놓고 보면, 공무원은 법을 기준으로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일을 합니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나 정책도 있고,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나 정책도 있습니다. (정부가 일을 하는 기준이 되는 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기도 하고 새로운 법을 만들기도 합니다.)

정부의 일원으로서 제 업무범위 안에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검토할 때, '내가 가진 생각이나 관점이 평균적인 사람(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맞는 걸까?'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자주 합니다. 가끔은 불안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국민들도 동의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공무원이 평균적 시각을 잃었을 때, 그가 만든 치우친 기준에 따라 지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 지원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고, 국민이 느끼는 불편이나 불합리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영상에서 제 동기가 말했던 공무원으로서 '바른 사람'이란 '평균인의 시각을 잃지 않는 사람' 또는 '평균인의 시각을 갖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보통의 상식과 관점을 가진 사람이,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치우침 없이 내리는 결정,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지는 정책.

'대체 정상적이고 평균적인 시각이란 게 있을까'싶기도 한 요즘이지만, 평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싸우고 있다는 나름의 자부심으로 사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동기의 1타 강사 등극을 기원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