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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림 Jan 29. 2019

탄수화물 중독? 간헐적단식? 의 연구

무엇을, 어떻게, 언제 먹을 것이냐

2018/12/14 유투브를 보다가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의 채널을 보게되었다. 2012년인가, 간헐적단식이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는 관심도 없없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왜냐하면 16:8 (16시간 공복: 8시간 식사) 패턴으로 이미 살고 있었기 때문. 해볼만 했다.(성공할 것 같으면 해보는 스타일?)


처음에는 16시간을 타이머를 맞추다가 오히려 귀찮아져서 루틴을 만들었다. 저녁 8시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다음날 정오에 첫 끼를 먹는 것. 처음 일주일 동안에는 저녁에도 입맛을 다시며 부엌을 서성거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장을 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ㅇㅇ 아래로 쭉쭉..) 그때 먹던 것들이 계란, 고구마, 통밀빵, 두부, 김 같은 것들? 그런데 연말이 되자 단식을 고수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내가 정상적인 직장인이었다면 실험이 힘들었을 것 같은 느낌.


16:8은 평소 해 오던 식사 루틴이었기 때문에 큰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무리가 없는 만큼 별 성과도 없어보였다. 그러다가 2019년 새해 EBS에서 한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데...






2019/01/04  EBS 명의 '복부비반, 잘 먹어야 빠진다' 을 시청했다. 내 몸은 마른 편이고 주 5회 운동(오~)도 하고 먹는 것도 나름 가려 먹고 건강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식습관에 문제가 있고 이를 지속하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방송을 보고 식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냈다. '나는 탄수화물 중독이군!'(ㅇㅇ 원래부터 알고 있었는데 외면했을지도)


빵을 특히 좋아했다. 커피빵!!! 커피빵!!! 구호를 외치며 하기 싫은 일도 견뎌낼 정도였다. 요즘에는 특히 맛있는 빵집도 많았기 때문에 빵순이 대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되었다. 맛있는 빵을 선물로 받으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부르며 챙겨줄 정도였다. 원래 빵도 커피도 잘 안먹던 사람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난 커피빵의 노예.... 그렇게 빵을 부르짖기를 몇 해가 지났을까. 나이도 먹었겠다, 얼씨구나,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분나쁜 무언가가 내 허리를 얇게 얇게 둘러싸는 이 기분. 살 찌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기에 내 몸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를 직시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한다'는 새해 목표에 따라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나에게 더이상 관대하고 싶지 않았다.


먹는 시간만 조절하다가 이제 무엇을 먹는지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노트에 먹는 것을 적어보았고 빵은 일주일에 한번 꼴로 줄였다. 특히 정제된 밀가루의 섭취를 경계했다. 밀가루보다는 현미, 호밀을 찾았다. 또 평소 잘 먹지 않는 육류나 계란의 섭취도 늘려보았다. 먹는 것은 그야말로 평생의 습관이다. 문제가 발견되면 먹던 습을 바꾸어서 내 몸을 살펴보는 것도 삶의 전환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인지를 잘 못하고 있었지만 간헐적 단식과 정제 탄수화물을 멀리하는 식단을... 약 두 달 간 해보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1. 몸무게가 늘었다. 

50키로를 넘겼더 것은 고2때 단 한번으로 평생을 48,49 키로로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51을 찍더니 지금은 50이 되었다. 분명히 몸의 굴곡은 더 살아났는데 이게 무슨 일 일까? 아직 인바디 같은 것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평소에도 해오던 근력운동이 효과를 발휘해서 근육으로 바뀐 것이 아닐까 상상해봤다.


2. 공복이 고통스럽지 않다.

예전에는 남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나 배고프면 이성을 잃으니까 알아둬야해..." 실제도로 배가 고프면 엄청나게 짜증이 났고 괜찮던 인생이 비참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배가 고프면 '배가 고프구나....'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위에서 신물이 올라오고 고통스럽게 참는 것이 아니라 배가 고파오면 숨 한번 크게 쉬고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3. 먹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공복이 고통스럽지 않으니 삶이 여유롭다. 예전에는 누가 열가지 빵을 사오면 하나하나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렸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줄었다. 부페에 가서도 '뽕 뽑아야지!!!'하고 목까지 쑤셔넣던 나는 지금 없다. 나 스스로에게 물어서 지금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꼭꼭 씹어 정성을 다해 먹는다.


4. 시간이 많아졌다.

원래 하루 중에 세끼를 먹지도 않았지만 먹는 것에 대한 신경은 계속 쓰고 있었다. 먹는 것이 인생에 대부분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오늘 점심은 엄청나게 맛있는 돈가스를 먹고 싶어.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은 비참해짐...ㅠㅜ과 같은) 지금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내키는대로 가볍게 먹으니 먹는 것에 써왔던 시간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특히 저녁 시간이 많아진 기분이다. 처음에는 뭘 해야하지 불안했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안해도 불안하지 않다.


5. 나에 대한 믿음 회복

눈 앞에 보이는 탄수화물들을 와구와구 와자자자작 씹어 먹고 나면 죄책감에 시달렸다. 왜 이렇게 돼지처럼 와구와구 먹지, 무슨 거지인가 등등. 지금은 간단하고 빠르게 차려서 꼭꼭 씹어 먹고, 먹을 때는 먹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애를 쓴다. 그렇게 잘 먹고나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래 잘 했어, 잘하고 있어> 칭찬해주고 싶어진다.






살아있는 한은 입을 통해 음식을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식습관은 평생 관심을 가지고 보듬어줘야 한다. 무조건 억제하고 통제하려고 하면 탈이 날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를 다루듯이 내 몸을 살펴야 한다. 하나의 방법이 성공했다고 해서 그 방법을 평생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상태를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셀프 솔루션을 내릴 수 있도록 감각을 키워야하겠다. 그것이 고정하지 않고 흐르는 방법이다. 고인 물은 썩고 흐르는 물은 매 순간이 새롭다.


(그나저나 인바디 다음달에 해봐야지)

(근육이 늘어난 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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