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림 Feb 03. 2019

겨우내 물건을 정리했습니다.

선생님께 올리는 편지, 넷

선생님, 겨우내 물건을 정리했습니다. 몇 년 동안 쓰지 않던 옷가지와 물건들을 과감하게 큰 가방에 넣어 물건을 나누는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큰 가방 두 개가 꽉 차, 생각보다 크고 무거웠습니다. 물건을 가득 들고나갔다가 양손 가볍게 돌아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오유지족과 소유지족을 항상 말씀하셨지요. 오유지족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고 소유지족은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미니멀리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컵으로 차도 마시고 물도 마셔도 마음이 충만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디자인도 간결하고 담백한 것으로 하나의 기능을 담은 물건들만 소유하려는 것이지요.


부정적인 말과 생각을 가까이하면 영혼도 부정적이게 물들고, 번잡한 물건을 곁에 두면 영혼마저 번잡해지는 법입니다. 볼 때마다 심란했던 물건들을 싹 담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의 큰 여백이 생긴 기분입니다. 그 여백은 허전함이 아닌 맑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주변을 항시 환기하고 담백하게 삶을 꾸려나가겠습니다.




글 / 올림

작가의 이전글 아침에 이를 닦다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