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하리_ 도둑맞은 집중력
아침 6시 15분 휴대폰 알람으로 기상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전날 내가 놓친 카카오톡 메시지를 체크한다. 출근길의 지하철,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숏츠를 오가며 지루한 시간을 죽인다. 퇴근길 이와 동일. 퇴근 후 거실 소파에 누워 1~2시간가량 휴대폰을 만지작 한다. 잘 무렵, 역시 휴대폰을 보다가 눈꺼풀의 무게를 못 견디는 순간이 오면 휴대폰을 끔과 동시에 잠이 든다.
책의 골자인 개인의 집중력 저하가 결국 본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의 총체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는 책의 내용은 그리 와닿지 않았다. 공감이 안 가서 가 아니라 당연한 소리를 무슨 유레카처럼 외치는 게 그다지 와닿지 않다는 소리다. 특히나, 나는 광고업계 종사자로서 사람들이 하던 일에 집중을 잃고 매체와 컨택하여 정신없이 광고를 보게 하는 걸 업으로 삼는다. 책에도 잘 나와있지만, 메타나 구글과 같이 빅데이터와 고도의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글로벌 매체의 광고 상품이나 타겟팅이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지 알면 공포스러울 정도이니. 어찌 됐건, 내가 유감스러운 부분은 이 책을 읽고 최근 몇 년간의 내 삶과 현재의 내 일상을 돌아봤을 때 스마트폰에 삶의 주도권을 상당히 뺏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 일상에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1. 침실에는 휴대폰 반입 금지
2. 손목시계 차기
3. 이동 중, 휴대폰은 가방 안에
돌아보니, 내가 휴대폰에 정신이 팔리게 되는 트리거는 ‘시간 체크’이다.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 휴대폰을 보면 그대로 다른 콘텐츠를 검색해 보게 되는 것. 이를 방지하기 위해 나는 침실에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대신 자명종 시계를 사서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알람을 맞춰 놓았다. 또한, 휴대폰 없이도 시간을 보기 위해 예전에 멈춰버린 손목시계의 알약을 모두 교체하였다. 이제 3~4일 정도 경과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다. 이전보다 휴대폰을 덜 보게 되었다. 휴대폰을 덜 보니 이 시간들을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데 투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가 집중을 못 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질병이라고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책에서는 여러 연구나 사례를 통해 왜 우리의 집중력은 쇠퇴하는가에 대해 본질적인 탐구는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일정 기간 SNS를 사용하지 않는다던가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등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 이 책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 한 권으로 사회 구조를 바꿀 순 없겠지만, 연쇄 작용과 같이 한 사람씩 인식의 구조를 바꾸면 사회 시스템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