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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Dec 01. 2020

할 것: 글의 쓰임새를 분명히 알기

어제보다 잘 쓰는 법_92일 차

정보 전달, 경험 공유, 공감 유도, 설득, 넋두리, 고발 등등…. 모든 글에는 저마다 하나 이상의 목적이 있다. 무심코 끼적인 글조차 '무료함을 달랜다' '생각을 비운다'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를 듣고 싶었다' 등의 취지가 있게 마련이다.


세상에는 목적을 달성한 글만큼이나 목적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 글들이 많다. 내가 본 필자 중 여러 사람이 글을 쓸 때 '자기 스타일'이라는 이름 아래 쓰임새와 어울리지 않는 글을 써냈다. 심각한 경우에는 원본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수정을 거쳐야 했다. 아마 그 필자가 첫 줄을 쓰기 전 '지금 내가 쓰는 글의 용도'를 깊이 고려했다면,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수시로 용도를 떠올렸다면, 이러한 불상사는 없었을 터다.


결국 글의 용도를 정한다는 건 목표점을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세웠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문장을 연결하면서 목표점으로 향하는 방향을 잃지 않도록 틈틈이 점검해야 논지를 잘 끌고 갈 수 있다. 또 이에 비춰 글을 맺었을 때 완성도를 갖췄는지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필력을 떠받치는 핵심 역량이 '메시지 전달력'이라면, 필력을 키우는 데 직결되는 작업이 바로 글의 쓰임새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단, 쓰임새는 최대한 구체적일수록 좋다. 글쓰기에서 두루뭉술한 것은 대부분 수정이 필요한 존재다.


돌아보건대 사보 기사를 마감하며 가장 많은 수정을 거치는 경우 역시 '글의 쓰임새'와 관련돼 있다. 내가 의도한 용도와 원고를 컨펌하는 팀장님이 정한 용도가 서로 맞지 않을 때다. 그런 기억이 꽤 많은 것을 보면 이것도 '몸으로 배운 경험'이라고 자부할만하다.


《어제보다 잘 쓰는 법》 총 100일 차 중 92일 차. 막바지로 향해 가는 이 시점에 스스로 정한 글의 쓰임새를 되짚어본다. 나는 글쓰기 능력을 꾸준히 키우는 데 도움을 얻은 에피소드를 공유하고자 이 글을 연재 중이다. 첫 번째 연재에서 밝혔듯, 독자에게도 나에게도 챙겨보는 체크리스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언젠가 무얼 쓸지 모르거나,  어떻게 써야 할 지 잊어버린 채 표류할 때 이 글 모음이 구명정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93 차부터 99 차까지는 기존에 써둔 ' 겪은 데까지만  이야기' '글파도' 6편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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