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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영 Dec 08. 2023

준영의 영감노트_2023

종이신문 빠스락 빠스락


오늘의 준영, 영감노트_1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문을 철컥 열고 차갑고 달큰한 바람사이로 새로 도착한 신문을 들고 집에 들어오는 것.사부작사부작 커피 내리고, 읽고 소화해내야 하는 글들을 읽고 공유하는 일이 너무 좋아요.


제일, 처음 공유하고 싶었던 오늘의 기사.



1.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중앙일보, 20231208.



밭에서 배추를 거둬올리는 일이건, 김장을 담그건, 텃밭 노동이든 예술작업이든 따지지 않고 내 하루에 주어진 일을 형형히 깬 마음으로 할 때 혼감할만한 혈매를 거둘 수 있는 것이라는 문장에서 밑줄. 불쑥불쑥 훼방꾼들이 마음에 자리잡으려고 할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하루를 온전히 내것으로, 집중해보아요.




2. "취향에 흔들리는 세계", 경향신문, 20231204

 

집게손 논란이 뭔데? 하시는 분들은 뉴닉 기사로 한번 확인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국내 게임회사 넥슨이 사실관계를 확인도 하지 않고, 일부 이용자들의 '페미니스트'로 의심되는 애니메이터의 색출 신고 패턴화를 알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는 점이 비판받는 것으로 보여요.


이 기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넥슨'을 한국의 정치인 그리고 강성지지층을 고약한 '일부 넥슨 이용자'의 자리에 치환해보면 이들의 공통점이 보인다는 흥미로운 분석 기사입니다.


이것은 그 자체를 논리적 완결성으로 구성할 수 없고 오로지 그렇게 하고 싶다는 '의지'로만 구성할 수 있기에, '취향'의 세계라고 볼 수 있다. 지지자들은 이 '취향'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정치 세력에 요구하고, 정치인들은 지지자의 요구를 수용하는 척하면서 자기 이익의 수호를 위해 움직인다. 그러니 발전도 없고 대안도 없다. 퇴행과 소모적 논쟁만 남는다.


전문 기사는, [세상읽기] ‘취향’에 흔들리는 세계 - 경향신문 (khan.co.kr)



3. 징비록 남겨야 할 엑스포 참패, 중앙일보, 20231206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고, 거기서 길어올려야 할 교훈을 설명하고 있는 기사여요. 요약하자면, "가공의 숫자에 취해있지 말 것". 국가적인 일도 마찬가지만 왜인지 회사생활에도 적용되는 교훈인 것 같아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어떠한 조직이건 쟁취해야 할 목표가 있을 때, 가끔 그런 분위기가 흐르기도 하잖아요. 마치 내 손에 다 쥐어질 목표인 것처럼 부풀려져 가공된 숫자로 모두가 들떠있을 때. 그럴 때 아니라고 하기가 참 힘들지만, 냉철한 판단을 가진 의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것!

 어디서 본 문장이긴 하지만, " '모든 게 다 잘 될꺼야'라는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보다, '이렇게 가다간 x된다. 라는 '불안함'을 지닌 쪽이 더 신뢰가 가는 편"이라고 하던데, 아마 적게라도 조직 생활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더 잘 이해가 가실 것 같습니다.



4. 차카게 살자, 매일경제, 20231205


 누군가 기업 경영의 트렌드가 "ESG"라고 했을 때, 코웃음치는 걸 들어본 적이 있어요. '결국 다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는 비난이었어요. '그린워싱'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며 뒤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기업들. 반복되는 "ESG경영" 이라는 말에 저도 회의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기사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느닷없는 경영 트렌드에 성장에 제동이 걸린 후진국들, '그린워싱' 모두 함께 살아남기로 선택한 이상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이다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함께를 흉내내기가 아니라 '공생'을 위해 고민하자는 취지의 기사여요.


전문은 [매경춘추] 차카게 살자 - 매일경제 (mk.co.kr)



5. 레리치 : 18년차 공방 패션 브랜드, 잘 나이들어가는 옷을 말하다, 롱블랙, 20231206



똑같이 쏟아내는 저급하고, 극도로 뻔하게 정치편향적인 기사에 굳이 돈을 낼 필요는 없다. 그런 것들은 어차피 공짜로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만일 기사 가치에 따라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하고 싶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를 써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손석희, 장면들, p9.


매일 아침 8시에 알람이 울려, 롱블랙 기사를 훑고 정말 좋은 인사이트가 발견되는 날이면, 늘 떠오르는 문장입니다. 뉴스 큐레이션, 뉴스레터, 구독경제 하는 것보면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견했는지 대충 느껴지죠.


일을 연애처럼 하는 저는, 좋아하는 일을 제가 가진 온도 그 이상으로 해내는 사람들의 인사이트를 보며 배우는게 많아요. 


내가 내놓는 글과 그림이 '시적인 존재'로 다가오는 순간을 만들어낼때까지, 정진하는 것. 그게 제가 앞으로 꾸준히 해야될 일이겠지요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도 또 좋은글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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