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nny Nov 18. 2015

여기는 베네치아 그리고 동행

유럽여행 4일째


여기는 베네치아 공항


공항에 나와 하늘을 보니 비가 내릴 모양이다.


그래도 난 믿는다.


'비는 안 내린다 비는 안 내린다 비는 안 내린다'


무슨 일이든지 처음이 힘든 법이다.


파리에서 3박 4일 동안 여행을 해보니 이제 길 찾는 것도 수월하다.


구글맵으로 가고 싶은 곳을 입력하면 네베게이션 처럼 길을  안내해주었다.


숙소도 주소를 입력하니 쉽게 찾는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민박 주인이랑  이야기하다가 바로 나왔다.


일단 입에 담배 한대 물고 걷기 시작했다.


유럽은 정말 좋은 게 뭐냐 하면 흡연자한테 천국 같은 곳이다.


한국에선 길에서 담배를 피우며 남한테 피해를 주는 행동이지만


유럽에선 길에서 담배 피우는 게 피해주는 행동이 아니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에 따르라는 말처럼 일단 담배부터 피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이다.


스마트폰이 없었으면 혼자서 유럽여행을 못했을 것 같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키니 베네치아 지도가 한눈에 보인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위치가 뜬다.


일단 섬 전체를 한바퀴 돌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건 곤돌라 위에서 성악가가 노래를 불렀을 때다.


나는 운이 좋아서 다리를 걷다가 보게 되었다.


성악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홀린  것처럼 듣게 되었다.


아마 이때 내가 베네치아에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이런 시 x!!"


마침 숙소 근처라 황급히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막 도착한 사람들이 보였다.


한 명은 회사원이었는데 두 달째 유럽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언제 다른 도시로 가냐고 물었더니 내일 간단다.


"아니 그래도 2박 3일은 머물러야죠?"


내 인생  앞가림하기 바쁜데. 남의 인생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까 전에 베네치아는 충분히 봤어요. 빨리 다른 곳에 가봐야죠."


"다른 곳에 빨리 들렸다가 한국 가고 싶어요 힘들어요"


처음 보는 사람한테 미안한 말이지만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여행하면 의미가 있나?"싶었다


또 한 명은 나랑 동갑이라서 말을 편하게 했다.


"너는 어떻게 유럽여행 왔어?"


느긋한 목소리로 여유 있게 그 친구는 대답했다


"나는 이번에 대학교 졸업하고 부모님께서 졸업 선물로 유럽여행 보내주셨어"


.....


세상 조가타...인생 이십 넘게 살아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부모 잘 만나는 것

딸기 존x게 따서 유럽여행 와 봐야 부모 잘 만난 친구가 못 따라가

왕후장상 영유종호


내 환경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잠깐 할 말을 잃었지만

나랑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저럴 수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민박집 주인이 여행자들을 불러놓고 여행 가이드를 해주었다.


유럽여행 오면서 놀랬던 게 한인민박 주인들은 대부분 조선족이었다.


조선족이라고 해서 영화에서 처럼 무섭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다 똑같은 사람이다.


주인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민박집에서 나가려고 하니


같은 방을 썼던 사내들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종현아. 너도 어차피 구경하러 다닐 텐데. 우리 같이 다니자"


"그래요 형 우리 같이 다녀요"


새벽에 도착한 어린 동생들도 같이 다니자고 한다.


솔직히 나는 혼자 다니는걸 좋아한다.


같이 다니기 싫다.


근데 계속 나를 보챈다.


'그래.. 사람들이랑 어울려 다녀보고 해봐야지'


결국 같이 동행하기로 했다.


일단 우리는 부라노 섬이라고 건물들이 예쁜 곳으로 가기로 했다.


거기 가기 위해서는 수상버스를 타야 해서 선착장까지 걷기 시작했다.


담배 피우며 걸으니 동갑친구가 물어본다.


"종현아 너 하루에 담배 몇 갑 펴??"


"한갑펴"


"에이.. 담배 한 갑 넘게 필 거 같은데??? 너 아까 전에도 피던데"


"형 담배 끊어요. 몸에 안 좋아요"


........


대답은 안 했다.


암튼 친구와 동생들이랑 수상버스를 타고 부라노섬을 갔다.



동행을 하면 안 좋은 점이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맘대로 못 간다는 거다.


여러 명이서 움직이다 보니 서로 배려해서 목적지를 정해야 하니 내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부라노섬에 도착해서 담배를 피우며 걷기 시작했다.


"종현아 또 펴??"


........


"이 친구들이 한국 금연협의회에서 내 마킹하러 왔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동행자들을 배려해야 하니 담배를 줄였다.


'내가 다시는 동행하나 봐라.'


부라노섬을 둘러보고 다른 곳도 둘러보기 시작했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계단에 앉아 섬들을 보며 담배를 피우며 생각에 잠겼다.


"종현아 너 담배 한 갑 피는 거 거짓말이지??"


.....


저녁이 되어서 혼자 돌아다녔다.


시간이 흘러 생각해본다


나에게 베네치아는 어떤 곳이었는지...


여행 당시는 "이게 다야?"라는 생각을 했지만 찍어놓은 사진들을 지금 보면


저는 물 위의 도시를 걸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베네치아 기차역 앞에서 젤라또 먹으며 담배를 피우며 여유롭게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자.... 이제 로마로 가자...'


동행은 다시는 안하리라 다짐했지만.....


로마에서 더 힘든 동행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제 이야기를 꾸준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잃어버린 여권을 찾아서 그리고 여행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