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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인 Jun 07. 2023

내가 매일 외국어 공부하는 4가지 이유

7개 국어 구사하는 할머니가 꿈이에요




1. 꿈 

난 7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 

지금 내 나이가 33이니까.. 10년에 1개씩 해도 거뜬하다. 길게 보니 급할 게 없다.

구사할 줄 아는 언어가 많아지는 만큼 삶이 더 윤택해진다. 사는 게 즐거워진다. 들리는 게 많고, 아는 것이 많아지고, 문화 융통성도 생긴다(인내심, 이해력). 

언어는 언어만 배워서 끝이 아니다. 언어를 수단 삼아 그 나라 문화를 깊이 알아야 완성되는 것 같다. 언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나라 문화를 깊이 알 방법이 없다. 

외국어를 통해 내가 그리는 노후는 이렇다. 서울에 집 하나 두고, 일 년 중 최소 2개월은 해외에 돌아다니면서 노매드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완벽한 노매드가 된다면, 2개월 이상도 해외 체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럼 내가 서울에 집을 비운 동안, 세계 곳곳에 있는 친구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것이다. 

2. 행복하다. 

매일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 어떤 날은 힘들고 어떤 날은 슬프고 어떤 날은 화도 나지만.. 외국어를 읽는 이 시간만큼은 제일 행복하다.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 도피처이다. 요가할 때나 무언가에 깊이 몰입할 때 느끼는 희열을 바로 이 외국어 낭독하는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사실 외국어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땐 지루하고 하기 싫었고 크게 행복하지 않았었다. 하지면 하면 할수록 매일 조금씩 느껴지는 발전이 그렇게 큰 만족감을 안겨다 준다.

3. 돈이 된다. 

외국어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까? 응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우린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고 있다. 

이미 읽기, 쓰기가 크게 대체되었다.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만 쓱 가져다대도 모든 외국어의 텍스트들을 순식간에 모국어로 번역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은 불과 3초가 걸리지 않는다. 내 머리가 처리하는 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쓰기도 똑같은 원리로, 우리나라 말로 글을 쓰면 클릭 몇 번으로 다른 나라 말로 친절히 바꿔준다. 어쩔 땐 기계가 번역해 준 게 내가 직접 쓴 글보다 더 감칠맛 있고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요즘은 챗GPT로 에세이 숙제도 하고 블로그도 쓰고 유튜브 스크립트도 준비한단다. 사실 따지고 보면 쓰기는 외국어보다 내 모국어 실력(챗GPT를 뛰어넘는)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듣고 말하는 건 기계도 한계가 있다.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을 때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그 찰나의 속도와 대화 간의 간극은 기계가 절대 따라갈 수 없다. 사람마다 말투나 발음이 다 다르고, 순서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바꿔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을 기계가 처리한다 하면 그 사이에 적어도 10~30초 사이의 시간이 필요할뿐더러 정확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말은 즉슨, 훗날에도 외국어, 특히 말하기 듣기에 대한 갈급함은 절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내 귀로 알아듣고 싶고 내 입으로 말하고 싶은 욕망. 통역 없이 한 초라도 더 빨리 이해하고 싶은 마음. 사람은 이렇게 가지지 못한 걸 갖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런 곳에 돈이 흐른다.

4. 이것 말고 할 게 없다. 

하루에 스페인어, 영어, 중국어 낭독에 약 1시간을 투자한다. 스페인어는 열심히 독학 중인 언어라 아침저녁 총 50분, 영어 중국어는 격일로 하루 15분씩 읽는다. 

너무 많은 시간인가? 고민도 해봤는데, 사실 이 시간 말고 남는 시간에 딱히 할 게 없다. 물론 그래도 남는 시간에 운동도 틈틈이 하고 부업도 하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루 중 생각보다 남는 시간이 많다. 일과 일과 사이에 자투리 시간도 많고, 밤에 넷플릭스 유튜브 보는 시간도 1-2시간이다. 스트레스 해소용이라고 의미 부여하면 그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남는 게 없다. 그 시간 조금 웃기고 즐거울 뿐이지, 몰입했을 때의 그 희열을 못 따라간다. 

이렇게 그냥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부여잡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나중에 10년 20년이 흘러 젊었을 때의 시간을 허투루 쓴 것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다. 그 시간 모아서 요긴하게 썼더라면 지금쯤 내 미래가 많이 바뀌었겠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고, 지금부터라도 그냥 쭉쭉 흘러가버리는 시간 붙잡고 의미 있게 채워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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