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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초록 Sep 01. 2022

용기를 잃기 전에 활쏘기를 배울 거예요

손을 놓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고 싶어요


Best before 1.

활쏘기를 배울 거예요


활을 쏘는 시늉을 해보면, 가장 두려운 지점은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긴 후에 과녁을 향해 활이 날아가도록 손을 놓아주는 때예요. 잘못 날아갈까봐, 놓으면 정말 날아갈까봐, 혹은 어디로도 날지 못할까봐. 이유는 때마다 다르지만 매번 두려워요. 실제로는 활시위도 활도 그 무엇도 쥐지 않고 시늉만 한 손인데도 무서워서 펴지 못하는 저를 보면서 ‘용기가 부족하구나’ 깨달았어요. 총쏘기를 배우고 싶기도 했는데, 총알보다는 활이 더 무서운 것 같아요. 날아가게 만드는 데에 더 깊고 단단한 용기가 필요한 건 활 쪽인 것 같았어요. 더 무서운 것을 극복하고 싶어져서 활을 택합니다. 국궁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더라고요. 가볼 거예요. 바빠서 오늘, 내일, 그 다음날로 자꾸만 미뤄지고 있지만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용기를 얻는 일이 매일같이 시급하니까 곧 가게 될 거랍니다. 용기를 얻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용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용기를 다시 어디선가 어떻게든 구해와야만 한다는 것을 베스트 비포 1번 타자로 정하겠어요. 어쩌면 용기가 우리 삶의 전부일지도 몰라요. 삶은 대단히 멋지고도 두려운 무엇이니까. 오늘의 베스트 비포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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