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대만 생활기』
인터넷 쇼핑몰
우리나라는 인터넷 쇼핑이 참 발달되어 있다. 배송 역시 무척 빠르다. 현재 대만에서 인터넷 쇼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이트는 쇼피(shopee)다. 중국어로는 샤피(蝦皮xiāpí)라고 한다. 배송은 슬프게도 우리나라만큼 빠르지 않지만 그래도 1-2주 안으로는 온다. 가장 빨리 받아본 적이 3일(무척 감동했었다), 가장 늦게 받아본 적은 주문하고 한 달이 훨씬 지난 이후다. 무슨 주문 제작 상품도 아니었다. 그래도 상품이 가장 많고 가격대도 다양해서 결국엔 쇼피를 주로 사용했다. 쇼피 말고도 이용해 본 사이트는 가전제품 특화 사이트 피씨홈(PChome)과 홈쇼핑 사이트 모모(momo), 그리고 책 전문 사이트 부커라이(博客來 bókèlái)가 있다.
한국 식품이나 물건도 위 사이트들에서 살 수 있기는 하지만, 확실히 한국보다 비싸기 때문에 좀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뭘 시키기에는 배송비 때문에 부담스럽고 그랬는데, 이 니즈를! 쿠팡이!! 대만에 진출하면서 만족시켜 줬다. 일정 금액만 맞추면 한국에서 대만까지 무료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해 대만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심지어 상품 가격도 한국과 비슷하니 그냥 한국에서 쇼핑하듯 하면 되고 배송도 3일이면 받는다고 한다(나는 한창 귀국 준비하느라 안타깝게도 이용해 볼 기회가 없었다). 해외 배송이 대만 국내 배송보다 빠르다니. 역시 국가번호 82의 나라답다. 사랑해요 대한민국�
식료품/배달
식료품의 경우에는 동네 마트나 시장 등을 많이 이용한다. 나는 집 근처에 까르푸(Carrefour, 家樂福 jiālèfú)가 있어서 주로 여기에서 장을 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코스트코(Costco, 好市多 hǎoshìduō)에 갔다. 두 곳 모두 한국 제품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역시 비싸서 아주 가끔씩만 샀다. 하지만 김치는 어쩔 수 없어서 김치를 직접 담가 먹기 전까지는 늘 코스트코에서 김치를 샀었다. 집 근처에 없어서 자주 못 갔지만 췐리엔(全聯 Quánlián)의 김치가 비교적 싸고 맛있다고 하는데, 그 외에도 물건이 다양하고 신선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배달 한 번 시켰는데 다 썩은 식재료가 섞여와서 그 뒤로 췐리엔은 잘 안 가게 됐다.
배달하니까 생각난 게, 배달 앱으로는 우버이츠(Uber Eats)와 푸드판다(Foodpanda)가 유명한데, 식료품도 배달을 해준다. 하지만 아무래도 앱에 입점되어 있는 형태다 보니 제품이 다양하지는 않다. 그래서 찾다 보니 까르푸 앱을 알게 됐는데, 자사 앱이라 당연히 매장 대부분의 제품이 올라와 있고, 800원(한화 약 320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을 해준다. 대만에서 진짜 유용하게 잘 쓴 앱 중 하나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는 위에 언급한 우버이츠를 사용했는데, 한국 치킨 브랜드 BBQ는 푸드판다에만 올라와 있어서 치킨 시켜 먹을 때만 푸드판다를 이용했다. 사랑해요 황금올리브� (BBQ 이외에도 굽네치킨, 네네치킨, 처갓집 양념통닭 등이 대만에 진출해 있다)
의류
옷을 자주 사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옷을 사고 싶을 때나 필요한 옷이 있을 때가 있는데, 인터넷으로는 (이미 너무 많은 실패를 경험하여) 옷을 안 사는 주의라, 꼭 의류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사는 편이다. 특별히 선호하는 브랜드 매장에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NET이라는 대만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매장에 종종 가곤 했는데, 유니클로나 자라와 비슷한 느낌인데 훨씬 저렴하다.
서적
위에서 서적 전문 사이트를 잠깐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교보문고처럼 유명한 오프라인 서점은 성품서점(eslite, 誠品 chéngpǐn)이다. 대만에서 가장 큰 서점도 성품서점의 신의(信義 Xinyi) 지점으로, 1층부터 6층까지가 모두 서점이다. 물론 책만 파는 건 아니고, 오르골/학용품/팬시/문구/장난감 등등 다양한 잡화도 판매한다. 그리고 카페와 음식점도 입점해 있다. 한국인 사이에 유명한 대만의 '키키 레스토랑'도 여기 3층에 위치한다(서점 구경하는데 3층에 한국인이 유독 많아서 뭐지 하다가 알게 됐다). 집 앞에도 지점이 있어서 책이나 선물 사러 자주 갔었는데, 선물 포장하다가 made in Korea를 보고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역시 난 한국인 취향인가 보다. 그 많은 상품 중에 한국 것만 쏙쏙 골라내다니.
게임/전자기기
대만에서 지내는 동안 책도 많이 샀지만, 게임도 자주 했다. 게임은 보통 온라인에서 구입 후 다운로드해서 이용했는데, 그래도 꼭 타이틀을 실물로 직접 사고 싶은 경우가 있어서 찾아보다가 알게 된 테크노마트 같은 전자제품 전문 상가가 있다. SYNTREND(三創生活 sānchuàng shēnghuó)라는 곳인데, 찾아가기에 교통은 살짝 불편하지만 이 주변에 전자기기를 사고/팔고/수리해 주는 곳이 밀집되어 있어 관심 있다면 한 번쯤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여기에 일단 발을 들이면 살게 없어도 무언가를 사게 될 수 있다. 그것도 잔뜩. 내가 살던 곳에서도 거리가 살짝 있어서 마음먹고 가야 하는 곳인데, 집 주변에서는 도저히 구해지지 않는 게임 타이틀도 여기에 가니 몇 개씩이나 있었다. 이곳을 가게 되면 항상 6층에만 머물다 오는데, 게임기 및 게임 타이틀은 물론 온갖 피규어와 인형, 장난감이 가득하다. 물론 다른 층들도 층마다의 테마가 있어서 날 더울 때 땀 식히며 구경하기 딱이다. 지하에는 푸드코트도 있어서 이곳에서 한나절 시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확실히 대만에 2년 넘게 살다 보니 은근히 알게 된 것이 많아 쓰면서 나도 놀랐다. 내가 이렇게 쇼핑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싶기도 하고, 대만에서 나름 아기자기하게 소비하며 살았었구나 싶다.
이직요정의 대만 생활기(라고 쓰고 생존기라 읽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