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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요정 Nov 28. 2023

9. 대만에서 여행하기

『이직요정의 대만 생활기』

대만에 살면서 가장 큰 목표는 대만 전국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놀러 가는 기분이었지만) 놀러 간 것은 아니다 보니 대만 구석구석 다 가보지는 못했어도 웬만한 유명 관광지는 전부 다녀왔지 싶다. 대만 여행을 한 번이라도 가본 한국인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예스진지(예류, 스펀, 진과스, 지룽의 약자)"부터 대만의 최남단까지. 이번 글에서는 대만에서의 여행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경험담이라기보다는 경험으로 얻은 정보성 글에 더 가깝다.


여행 전 준비

우선 보다 편리한 여행을 위해 대만에서 유용하게 쓰일 앱을 일단 쭉 나열해 보겠다.

구글맵
티켓/상품 예약 : KKDAY
숙박 앱: Trip.com/Agoda/Hotels.com 등
교통 앱: Uber/台鐵e訂通/T-EX行動購票
배달 앱: Uber Eats
메신저: Line

대만에서는 지도나 내비게이션 모두 구글맵을 가장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미리 설치해 놓고, 가려는 곳을 검색해서 저장해 두면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거기에 KKDAY 앱으로 온천, 식당, 버스/택시 투어 등의 여행 상품 또는 박물관, 미술관과 같은 관광지 티켓 등을 미리 예매해 두면 더할 나위 없다. 두 앱 모두 한국어 지원이 잘 되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편하다.


대만에서는 콜택시를 부를 때 주로 우버라인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현지인들은 우버보다는 라인 택시를 좀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기는 한데, 대만 계정이 아니면 사용하기 번거롭기 때문에 우버를 다운로드해 신용카드를 미리 연동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기차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台鐵e訂通(일반열차 예매 앱) 또는 T-EX行動購票(고속열차 예매 앱)도 준비해 두면 좋다(앱 사용법).


추가로 우버이츠(Uber Eats) 앱은 배달음식뿐만 아니라, 편의점(7-11, 패밀리마트 등)이나 마트(까르푸, 췐리엔 등) 등에서 장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빠듯한 여행 일정에 쇼핑할 시간이 부족할 때 사용하기 좋다.


대략적인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여행을 떠나보자.


타이베이 근교 여행 (대만 북부 여행)

대만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보통 타이베이다. 첫 여행이라면 타이베이만 둘러봐도 2박 3일은 금방 지나간다. 하지만 대만 여행이 n 번쯤 되면 타이베이를 벗어나 보고 싶은데, 또 짧은 일정에 타이베이에서 멀어지면 좀 부담스러워진다. 그럴 때 가기 좋은 타이베이 근교 여행지가 몇 군데 있다.


우선 앞서 잠깐 언급했던 "예스진지"가 있다. 예스진지는 대표적인 코스 이름이고, 다른 옵션을 선택해서 많이 가기도 한다. 예류(여왕바위와 예류지질공원), 스펀(풍등 날리기 체험), 진과스(광산 체험), 지룽(야시장) 이외에도 지우펀(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 마을), 허우통(고양이 마을) 등의 관광 코스가 있다(굵은 글씨는 추천하는 코스이다). 타이베이로 여행 갈 때 일정에 많이 집어넣는 코스인데, 사실 전부 타이베이를 한참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에 하루(최소 8시간)를 잡아서 가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힘들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버스투어나 택시투어를 적극 추천한다. 투어를 예약하고 싶다면 위에 언급한 KKDAY 앱에서 하면 된다.

예류의 여왕바위/지우펀의 찻집/지룽야시장


지룽 야시장 추천 맛집 (번호로 찾아가세요~)

바쁘게 돌아다니기보다는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온천여행을 추천한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가까운 베이터우는 유황온천으로 유명한데, 타이베이 시내에서 택시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어서 찾아가기도 편하다(지하철도 잘 되어있다). 유황냄새가 싫다면 타이베이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우라이의 탄산온천도 괜찮고, 이란의 냉천 또는 알칼리 온천도 좋다. 베이터우에 비하면 거리가 좀 있지만 버스나 기차를 타고 대만의 풍경을 보며 여유를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다.

다양한 온천


대만 중부 여행

대만 중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타이중(台中)이다. 타이중에도 박물관/미술관과 같은 볼거리, 궁원안과/춘수당 본점 등과 같은 먹거리도 많지만 사실 타이베이와 비교했을 때 특별할 건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중부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일월담아리산을 추천한다. 당일치기 말고 1박을 하면서 여유롭게 즐기다 오는 편이 훨씬 좋다. 둘 중에 하나만 간다고 하면 일월담을 고르겠다. 일월담은 산 위에 아주 커다란 호수가 있고 그 주변으로 숙박시설이나 음식점 등이 거의 마을 하나 수준의 규모로 발달해 있다. 호수의 둘레는 약 33km인데, 자전거 대여소도 많고 자전거 길도 잘 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도 좋다. 그리고 일월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 하는 구족문화촌도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가 매우 많기 때문에 꼭 한 번 둘러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아이와 함께 가기에도 참 좋은 여행지다.

일월담의 아침과 구족문화촌
아리산
대만 동부 여행

산보다 바다가 좋다고 하면 동부 여행이다. 동부 하면 화롄(花蓮)타이동(臺東)이 대표적인 도시이다. 다만 타이동은 차를 렌트할 것이 아니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관광지들이 띄엄띄엄 있고 대중교통도 불편해서 차가 없으면 다니기 정말 수고스럽다. 하지만 해안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끝내주기 때문에 끝없는 지평선을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렌트를 하거나 택시 투어를 추천한다.

타이동 해안

화롄은 타이베이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유명한 관광지도 많아서 한 번쯤 가보기 좋다. 그중에서도 타이루거(泰魯格) 협곡과 칠성담(七星潭) 해변이 매우 아름답다. 타이루거에서는 자연의 웅장함을 한껏 느낄 수 있고, 칠성담은 해변이 자갈로 깔려있어서 모래사장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예쁜 돌을 찾는 재미도 쏠쏠한데, 칠성담의 자갈을 가져오다 걸리면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사진으로 남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타이루거 협곡과 칠성담 해변
대만 남부 여행

남부는 타이난(臺南), 가오슝(高雄), 컨딩(墾丁) 등 유명한 곳이 워낙 많다. 타이베이에서 가기엔 가장 멀고 까다로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으면서 좋았던 여행지였다. 우선 타이난은 내가 대만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자, 다시 가고 싶은 1순위 도시이다. 뭐가 그렇게 특별했냐고 묻는다면 고즈넉한 정취라고 해야 할까, 그곳의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특히 타이난의 안핑구(安平區)는 역사 유적지도 많고, 바닷가도 가까워서 슬슬 걸어 다니는 자체가 힐링이었다.

타이난

대만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대만의 최남단에 위치한 컨딩 역시 힐링하기 너무 좋은 곳이다.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해변에 앉아 칵테일 한잔 하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살면서 쌍무지개를 이곳에서 처음 봐서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1월에도 반팔을 입고 다니는 곳이라 한여름에는 너무 뜨겁고 더워서 야외 활동은 힘들 수도 있다.

컨딩

쓰다 보니 대만은 여행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덧붙인다. 내가 여행을 했던 대부분의 시기는 겨울이었고, 특히 남부는 가을-겨울(10월-2월)에 여행을 했음에도 낮에는 더워서 반팔을 입고 다녔다. 혹여 여름에 남부를 간다면 진짜 너무 더워서 나가지도 못하고 후회만 남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대만 어디든 여름에 가면 안 되는 것 같긴 하지만.


이직요정의 대만 생활기(라고 쓰고 생존기라 읽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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