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선 안에 드러나고야 만다
Momentary Glance/ Oil on canvas - Morgan Weistling
시금치 한단을 고르다가
너덜너덜
떨어진 시금치 쪼가리에
울컥,
목이 멘다
양치질을 하다가 올라오는
헛구역질이,
생명을 잉태하여 수없이 토해냈던
입덧의 향연처럼
비릿하게 존엄하다가도
세숫물을 묻히고
고개 들어 바라본 거울속의 내모습,
어느 부분은
닳아빠진 서랍 모서리의 교접처럼
안타깝게 허술하다
생의 삐그덕거림을 꾸역꾸역
각도 맞추고,
선 맞추고
줄 맞추어,
선연한 낯으로 가염하고 있다
순간 바라본다 모두
그 시선 안에 드러나고야 만다
참혹한 결핍이
전생애를,
감미롭게 속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