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풍경>
낡은 교자상
한평생 누군가를 떠받쳐주다
늙어 버렸다
서 있기도 힘들어서
겨우 이만큼, 세상
남루한 허공에 올라 앉았다
등받이 누워버린 의자
한평생 누군가의 버팀목 되어주다
늙어 버렸다
버티고 있기도 버거워서
겨우 이만큼, 세상
떠돌던 바람이 배경 되었다
버려진 생의 반란인가
생의 언덕을 넘어서서
허공으로 모여든
바람과
시간이 쓸어 담은
먼지가,
당신의 기억으로 초대된
최후의 만찬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게 또 버려질 수 있는
생생한 유물,
해질녘 소슬한 애수,
끝나면 잊혀질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