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필요한가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속히 말하는 "inner-city school"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 후로 다양한 아이들의 상황과 가정을 맞닥뜨리면서 매일 깊게 생각하게 되는 개념들이 있다. 배움에 있어서 우선되야만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학부와 석사를 다니면서 교육학 초기의 수업에 먼저 듣는 수업에서 배우는 이론들이 있다. 그중에 Maslow's Hierchy Needs 매슬로의 욕구 단계와 Bloom's Taxonomy 블룸의 분류법이 있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는 인간의 욕구를 하위에서 상위로 분류했고, 블룸은 인간의 사고를 단계로 분류해놓았다. 우리는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더 고차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열린 질문을 하며 아이들의 생각과 대화를 자극하기를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고차원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아주 간단한 사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개인적인 삶과 학교 밖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주 다양한 모습의 매일의 일들과 너무 쉽게 마약, 총, 폭력, 노숙, 성적 문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속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접근해야 할까. 매슬로의 욕구 단계의 가장 하위 욕구에 해당되는 욕구는 생리적 욕구이다. 이는 아주 기본적인 배고픔, 목마름, 배설과 수면등의 욕구이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의 지난밤이 어땠는지 매일 알 수가 없다. 자기의 침대에서 잠은 잘 잘 수나 있었는지, 혹여나 밤새도록 총소리나 사이렌 소리로 잠을 하나도 잘 수 없었는지, 엄마나 다른 어떤 어른이 집에서 동네에서 큰 소리로 싸우고 떠들지는 않았는지, 저녁 식사는 제대로 할 수나 있었는지, 집에 함께 하는 그 누군가가 혹시나 폭력적으로 아이를 대하지는 않았는지, 잘 수 있는 침대가 있는 집에 있을 수 있었는지. 내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님과 스태프들은 매일 이런 트라우마와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만나 그들의 현실과 마주한다. 그 현실에서 지식 전달자로서의 선생님의 역할은 무력해짐을 느낀다.
수도 없는 개인적인 선생님으로서의 고민과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인지, 나는 지금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더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먼저인지, 아이들의 매일의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하는 것인지. 셀 수도 없는 시간을 고민과 다짐에 쓰고 다시 하나도 변하지 않은 같은 곳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는 것은 아마도 욕구가 무엇이건 공부와 배움이 무엇이건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삶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내 마음 어딘가에는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의 그 어떤 것이 좋은 것이라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떠들어도 지금 당장 아이가 눈빛과 몸짓으로 말하는 것을 줄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열려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이렇게 글을 쓰는 와중에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아이들은 모두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