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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백 자판기 Oct 11. 2022

기술만으론 감동을 줄 수 없다

프로덕트 개발에 앞서 콘텐츠 연구가 중요한 이유

Day 17's Topic : Game Contetns

프로덕트 개발에 앞서 콘텐츠 연구가 중요한 이유


왜 개발하나요? / 왜 질문하나요?

  기술 연구 관련 개발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숨이 턱 하고 막히는 지점이 있다. 바로 "이걸 왜 개발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그런 질문 왜 해요?"라는 답이 돌아올 때다. 그들 질문에 삐딱한 답변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술이 발전되고 가능해지고 있다는데, 이걸 왜 개발하냐는 질문을 하지?


  그럼 나는 이제 숨이 막힌다. 예전에도 그런 명언이 있긴 했지. 산을 오르는 이유는 거기 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굉장히 멋있는 명언이고 의미 있는 명언이라는 것 나도 공감한다. 때론 이유를 찾는 노력보단 발걸음을 먼저 떼는 게 중요하니까. 하지만 업무 효율성과 사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선 그 말만큼 막막한 게 없다. 연구원이 신기술을 연구하고 싶어 하는 연구적 욕망은 알겠다. 하지만 그건 연구다. 결국 사업이 진행되려면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즉, 선행되어야 하는 질문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술 개발 가능해요?"에서

"소비자는 어떤 세계를 원하고 있어요? 소비자는 그 기술이 필요로 하고 있나요?"라고.



돈이 될까?

  최근 게임 업계 블라인드에서 한창 말이 나왔던 말이다. 그런 게임 개발해서 돈이 되겠냐고. 그래서 사람들은 한참 동안 그런 마인드로 게임을 개발하기 때문에 유의미한 게임 개발이 나오지 않고 양산형 게임만 나오게 된다 말을 했었다. 반은 맞고 반은 고민해보아야 하는 말이다.

  모든 상품은 결국 돈이 되긴 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면, 투자한 거 대비 수익이 나지 않고, 그만큼 회사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투자 대비 효율을 찾기 위해 BM모델에 집중하고 콘텐츠 퀄리티는 뒷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이 찾는 건 비효율적이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는 콘텐츠 퀄리티다.


마음이 동하지도 않는 콘텐츠에 지갑을 열고 싶은 소비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효율의 효율화

  게임의 주요 목적은 현실 세계에 생활하고 있는 사람을 가상공간에 옮기는 것에 있다. 소비자가 게임 회사에서 만든 가상공간에 머물러주어야 시간과 돈이라는 매몰 비용을 사용하여 회사에 이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가상공간에 머무르고 싶어 할까? 바로 감동을 주는 가상공간이다.

  게임과 유사한 대중 문화인 영화를 생각해보자. 영화는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인 산물 그 자체이다. 2~3시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최신 기술들을 투입하고, 세트장을 짓고,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영상 안에 담아야 하는 스토리를 연출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만일 영화가 망한다면, 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2~3시간짜리 영상을 재활용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산업은 계속해서 "영화로 만들고 싶고, 해야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콘텐츠의 진정한 힘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킬 만큼의 감동을 주었을 때 발현된다는걸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때론 BM모델로 나타나기도 하고, 사람들의 입소문이라는 마케팅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사람의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사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회사에도 큰 이익이 되는 상품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감동도 줄 수 있다

소비자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아이맥스관을 가는 게 아니다.

그 영화를 아이맥스로 보고 싶기 때문에 비싼 아이맥스관을 찾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게임이건 영화건, 다른 프로덕트"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드는 프로덕트"라던가 "돈이 될까?"로부터 비롯된 양산형 프로덕트들은 소비자들을 시큰둥하게 만든다. 소비자 입장에선 회사가 그런 고민을 하는 건 알 필요가 없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소비자 본인이 재미있거나 실용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프로덕트인지 대한 여부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발사에서 먼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한 정의를 어느정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영역은 다소 철학적인 영역일 수도 있다. 결국 프로덕트에 크리에이터의 신념이 들어가야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들 때 결국 영화감독은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를 고민하는 동시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철시키기 위한 수많은 방법들을 고민한다.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싶은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콘텐츠는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잃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무너진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난다. 굳이 무너져서 수습도 안되는걸 소비자들이 알아서 재건하고 소비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디 어떤 프로덕트 건 개발을 본격화하기 전에 반드시 던져야 하는 질문을 했으면 한다.


"내(회사)가 만든 걸 사람들이 좋아할까?"라는 질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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