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업이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어느 새 벌써 경력 9년차 입니다. 연이은 취준 광탈로 맨탈에 금이 간채, 집 근처 중소기업에 문을 두드린지 9년이 되었다는 말이죠. 돌이켜 보니, 아득 바득 살아와서 그나마 지금은 사람들 알만한 기업에 왔고,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집도 샀지만, 중소기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함에 있어 맨토링이 있었다면 훨씬 더 좋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을 듯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이 대다수의 중소기업 사회 초년생들에게 지침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다음, 다다음 커리어가 될 회사의 경력직 채용공고를 보자.
우선 나중에라도 입사하고 자하는 기업의 채용공고를 살펴봐야 합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의 경력직 채용공고 입니다.
향후 이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어떤 스킬들을 갖춰야 할까요?
- 모바일 서비스 기획 / 운영 직무
- 개발 / UX / 마케팅과 업무 경험 -> 더 나아가서 화면설계 및 정책 경험. 제플린으로 업무 공유를 했는지
- 데이터 기반 업무 경험 -> 더 나아가서 구글 애널리틱스, 태블로, SQL로 데이터를 추출하고 액셀이나파이썬으로 분석해 봤는지
- 핀 테크 산업군 업무 경험
이러한 것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위에서 ‘더 나아가서’ 라는 말은 신입의 입장에서는 좀 더 깊게 파야 알 수 있는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구글링과 지원하려는 회사의 경력직 공고등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가고자하는 회사들의 신입 및 경력 공고들을 살펴보고, 가고자 하는 기업의 스펙을 채울 수 있는 회사에 지원하세요. 나머지는 개인 공부나 사이드 프로젝트로 채워봅시다.
2. 직무와 산업군을 생각해서, 직무 경험을 쌓자.
일부 기술직을 제외하면, 신입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직무에 투입되곤 합니다.
하고자하는 일이 확실치 않으면, 더 넓은 가능성을 가진 직무를 택해보세요. 더 많은 돈을 준다면 더욱 좋구요.
서비스 기획자의 경우 메인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이 다를 수 있습니다. 메타기획의 경우, 미디어 쇼핑몰 같은 산업군에 강점을 가질 수 있고, 초기 기획의 경우 신사업 추진시, 하드웨어기획자의 경우 일반적인 카카오, 네이버 보다 삼성, 엘지, 현대차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 지원에 강점을 가질 수 있죠.
어느 기업과 직군에서 더 많은 가능성과 연봉을 보장하는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내 가슴이 뛰는 재미와 열정도 중요합니다!
3. 기왕이면 상장사를 가자. 상장사가 아니더라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로 가자.
중소기업이라면 이미 상장된 회사와 상장되지 않은 회사가 있습니다. 운 좋게 신입이 후자의 회사에 들어와 우리 사주와 스톡옵션을 받고 인생의 대박을 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의 각 부서들을 경험하고 지켜보며, 기업과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조금이라도 쌓는 것이, 나중에 좋은 스타트업을 선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상장사가 아니더라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경우도 있지만,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상장사가 비교적 비상장사에 비해 시스템 적으로 나은 부분이 있기에 상장사를 추천드립니다.
4. 산업군과 직무에 따라서 역마살을 받아들이자.
중소기업 내에서 독보적인 낭중지추가 된다면, 상상이상으로 연봉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꾸준히 나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가려는 기업의 채용 요구사항을 보며, 현재 기업내에서 자신의 미래와 가능성을 확인해보세요.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머무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되겠지만, 함께 성장할 수 없다면 역마살을 받아들이고 다른 곳을 찾아보세요.
물론 이 과정에서 내가 이직하는 판이 얼마나 넓은지, 비공식적인 평판 조회가 얼마나 이루어지는지, 실제 이직이 잘 이루어지는 산업군이지 살펴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살펴보고 이직이 잦은 직무와 산업군을 선택하셨다면, 꾸준히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이 비교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세요.
그래도 첫 기업이 중요합니다. 왜냐면 내가 관리할 연봉의 시작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죠. 연봉은 %로 관리되기에 첫 시드머니가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취업에 있어서 나이도 매우 중요합니다. 시간이 흐를 동안 정말 의미있고 독보적인 스펙을 쌓지 않는 이상 대기업에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엔 타협할 수 밖에 없어요.
그 순간에서 이 글이 넓게는 중소기업을 가려는 취준생들, 좁게는 IT밥을 먹으려는 중소기업 취준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