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럼과 The Facilitator
1.
와이프는 NGO 단체에 있습니다. 현재 조직 구성을 개편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퍼실리테이터를 만났습니다.
링크가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좁은 의미의 퍼실리테이터는 회의나 워크숍 내에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촉진자의 역할을 합니다.
넓은 의미의 퍼실리테이터는 프로젝트 전반에서 많은 경험력을 갖추고, 각자의 역할(경영진, 팀장, 실무진 등)마다 다른 경험들을 공감하고 통합하여, 팀 전체를 도와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전지적인 PM이 아닙니다.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고 지시하여, 목표를 향해 끌고 가는 리더가 아닙니다. 지식, 인성, 감성을 포괄한 전인적인 능력을 통해, 구성원들 대다수에게 보편적인 지지를 얻고 소통역량을 얻어, 이상적인 목표를 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입니다.
와이프는 워크숍 이후 초기 조직 구성의 단계를 밟고 있지만, 퍼실리테이터의 역량은 대단했습니다.
* 풍부한 역량과 인맥을 통해 조직 구성의 예시를 발굴
* 워크숍을 통해 각자가 조직에서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바라보고 있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 점
* (아직 경험하지 않았지만)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구성원들 간에 소통을 통해, 조직의 필요점을 발견한 후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을 만듦.
속도의 IT 업계 종사자로서, 저러한 실험적인 NGO 단체 일처리 방식을 바라보면 참 신기한 것이 많습니다.
'과연 저렇게 해서 일이 될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결국 모두가 조화롭게 목표를 설정하고 이룩해나가는 과정은 평소에 꿈꾸던 과정입니다.
2.
의외로 IT 조직은 Best를 외치기 어렵습니다.
Best보다 Fast를 중시 여기기도 하고, 관료주의적 조직문화가 Top-down의 방향성을 지향하기도 하고, 비용의 문제가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최고의 서비스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스크럼 마스터를 취득한지도 3년이 되어가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들에서는 아직도 워터폴 형태의 업무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워터폴과 스크럼(에자일) 방식의 각각의 장점이 있어서기도 하고, 한국의 IT 조직은 T자형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 이미 익숙한 것을 사용하려 하는 점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젝트를 장인 정신을 가지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비용이나 속도 등의 문제를 더 크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Product Manager나 PM은 감시자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됩니다.
빠른 론칭을 위해, 효율적인 개발 역량 분배를 위해 감시 및 관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3.
그렇다면 Best는 무엇일까요?
스크럼은 'Best는 모른다'에서 출발하고, 퍼실리테이터는 'Best는 누가 아는지 모른다'에서 출발합니다.
스크럼은 Best를 모르기에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실행하여 교훈을 얻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서로 다른 구성원들의 소통을 도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꺼내 최선의 목표를 만드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결론을 내고, 명령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Best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지에서 시작됩니다.
4.
'무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구성원들을 독려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모두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빠른 실험을 통해
Best를 찾아낸다!'
12년 전 공모전을 준비하는 대학교 3학년의 마음으로,
5년 전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을 하며 저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마음으로,
현업에서 로망을 꿈꾸기에 9년 차 IT 기획자는 이미 많이 찌들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이런 과정으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돈 버는 것, 재밌게 일하는 것 이상으로 언젠가는 값진 로망을 실현하고 싶고, 이용자에게 어필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 결과를 위해 소중한 경험과 이력을 차곡차곡 쌓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