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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Nov 24. 2022

지금 당장 성공할 필요는 없다

왜 '지금 당장'이어야 하는가?

지난주부터 나의 머리채를 잡아당긴 불안은 어디서 온 걸까? 뒤통수가 얼얼하도록 사람을 괴롭힌 이 감정은 사실 자신에게서 비롯된다. 지금, 당장, 어서, 바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말이다.


되도록 빨리 성취감과 그 짜릿함을 느끼고 싶어 스스로를 재촉한다. '왜 이것밖에 못했어? 좀 더 열심히 해야지, 지금 해내지 못하면 나중은 없어.' 과도한 목표를 세워두며 나를 채근하는 모습이, 어지간한 타이거 마더 뺨친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렇게 자식을 대한다면, 혀를 찰 게 바로 나 자신인데 말이다. '어머님, 그러다 애 잡겠어요.'라고 말할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빠른 성공과 성취감은 무얼 뜻할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인정'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불신하고 무시하기 때문에 셀프 인정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타인에게 외주를 줘서라도 인정 욕구를 푸는 수밖에.


Unsplash


근데 그 타인은 또 누구인가? 그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얼마큼 믿을만한가? 그런 거 없다. 그냥 남이면 된다. 그래서 비극이 시작된다. 이 사람을 만족시키면 다른 사람이 부족하다 하고, 저 사람 뜻대로 시도했다가 옆에 사람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결국 지금 당장 성공은커녕 또 실패다.


실패를 거절이라고 착각하는 현대인이기에, 또 시무룩해진다. 그리고 자책을 하며 셀프 루저 취급을 한다. 이러니 또 인정은 고프고, 남에게 애원하게 된다. 뫼비우스의 띠도 환장할 노릇일 게다.


그러다 어제 상담을 통해 깨달았다. '굳이 지금 당장 성공할 필요가 있을까? 성공을 안 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잖아. 왜 타인만이 날 인정할 수 있지? 나 자신이 먼저 인정해주는 게 가성비 좋지 않나?'라고 말이다.


복잡했던 감정을 단순하게 바라보자 생각지도 못했던 답이 나오더랬다. 그리고 내가 사서 감정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아.. 이 힘으로 나가서 떡볶이나 사 먹으면 행복이라도 했을 텐데.. 왜 그랬지 싶다.


지금 당장 성공해야겠다고 스스로 몰아치지 말자. 인생은 성공과 실패로만 나눠지지 않는다. 그리고 남이 말한 것만이 성공인가? 일단 내가 만족하면 장땡이다. 이런 마인드로 하루를 보냈더니 덕분에 꿀잠을 잤다. 여러분은 어떤가? 어젯밤 잠을 잘 잤는가? 아니면 오늘부터라도 잘 자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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