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수 Jun 06. 2021

안데르센_ 미운 오리 새끼 브런치×저작권위원회

어쩌면 우리 모두는 한 번쯤은 미운 오리였을 거야.


작품의도

너무 흔한 소재이지만 그만큼 친숙한 이야기라 이미 그림으로는 새롭게 할 여력이 안됐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충분히 자료를 찾고  장면을 구성할 시간이 부족했다.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하는 걸 나만의 챌린지로 생각하고 작업해보았다.  

작업을 하면서 안데르센 이야기가 다 내 이야기 같구나 생각했다.  안데르센 본인의 삶 또한 그랬겠구나 싶었다.

미운 오리 새끼가 현실에 속해 지지 못하는 것이 마치 다른 차원으로 유배 간 것 같았다.

다른 무엇보다 그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미운 오리 새끼만 다른 종이(크래프트지)와 다른 재료(수채화가 아닌 건식 재료)로 상반되게 표현해서 콜라주 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알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우아한 백조의 세계를 누리는 것으로, 당연하겠지만 백조의 성장에 맞추어서 지면 할애도 점점 커지게 하였다.


작은 알에서 태어나서 자기만의 세계를 힘겹게 찾아가고 커가는 세상의 모든 오리 새끼를 위하여!



어느 연못가 풀숲에서 어미 오리가 알을 품고 있었습니다.

어미 오리는 귀여운 아기오리가 빨리 태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어미 오리의 배 밑에서 귀여운 아기오리들이 알을 깨고 머리를 내밀었습니다.

"어머나,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어미 오리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몇 마리인지 세어 보았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그런데 아직도 깨지지 않은 큰 알이 하나 있었습니다.

"웬일일까? 참 이상하네."

어미 오리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어미 오리들이 수군거리며 모여들었습니다.

"그 큰 알은 칠면조 알일 거야. 갖다 버려."

"그게 좋겠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그러나 어미 오리는 둥지 속에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품었던 알을 버리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던 것입니다.

그때, 큰 알이 기우뚱하더니 금이 갔습니다.

드디어 커다란 알이 깨지면서 아기오리가 나왔습니다.

"꽥꽥꽥꽥액 꽥!"

어미 오리는 놀라서 얼른 아기오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머나, 울음소리가 크더니 몸집도 다른 아기들보다 훨씬 크네. 그런데 왜 이렇게 못 생겼지?"

어미 오리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다른 어미 오리들은 못생긴 아기오리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건 오리 새끼가 아니야. 물에 들어가면 틀림없이 헤엄을 못 치고 빠져 버릴 걸."

그러자 어미 오리는 아기오리들을 데리고 연못으로 갔습니다.

"자아, 이 엄마가 하는 대로 헤엄을 쳐 봐라."

커다란 아기오리는 다른 아기오리들과 함께 연못에 뛰어들어 헤엄을 쳤습니다.

어미 오리는 그제야 마음을 놓고 중얼거렸습니다.

"헤엄을 제법 잘 치네. 역시 내 새끼구나."

그러나 다른 오리들은 커다란 아기오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유, 창피해․ 저 못생긴 게 동생이라니.”

"너 때문에 우리까지 업신여김 받잖아."

다른 아기오리들은 큰 소리로 떠들어 대면서 미운 아기 오리를 물어뜯고 쪼아 대었습니다.

"얘들아, 사이좋게 지내야지. 동생을 괴롭히면 못쓴단다."

어미 오리가 나무랐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 바보야, 고양이에게 잡아먹혀 버려라."

모두들 미운 오리 새끼를 싫어하고 못살게 굴었으며, 못생긴 아기오리는 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을 본 어미 오리는 한숨을 쉬며 말하였습니다.

"차라리 이 아기오리가 어디든지 멀리 가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

그 말을 들은 미운 아기오리는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이제는 엄마마저 나를 싫어하는구나.'

미운 아기오리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그래, 이 곳을 떠나야겠어. 다른 곳에 가면 친구들이 있을 거야.'


미운 아기오리는 눈물을 흘리며 길을 떠났습니다. 한참 걸어가다 보니 작은 마을이 나왔습니다.

아기오리는 돌담 위로 올라갔습니다.

"어디, 친구들을 찾아봐야지."

그때, 마침 아기 참새들이 돌담 아래 풀밭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어머, 아기 참새야! 우리 함께 놀자."

아기오리는 돌담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아기오리가 뛰어내리자 아기 참새들은 놀라서 날아갔습니다.

"왜 도망갈까? 내가 미워서 도망가는 것일까?"

아기오리는 다시 슬퍼져서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점심때가 되어, 커다란 늪 가까이 왔습니다.

그곳에는 물오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미운 아기오리는 늪에서 헤엄을 치며 혼자 놀았습니다.

그러자 물오리들이 날아와서 물었습니다.

"넌 누구니?"

"아기오리예요."

"내가 본 오리 중에서 가장 못생겼구나."

물오리들은 돌멩이를 아기오리에게 던졌습니다.

"아야! 아파. 왜 나를 괴롭히는 거야.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총소리가 났습니다.

겁에 질린 물오리들이 '푸드덕'하며 날아갔는데, 미처 피하지 못한 물오리 한 마리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총에 맞은 것입니다.

아기오리는 무서워서 갈대숲에 숨었습니다.

이때, 사냥개 한 마리가 으르렁거리며 달려왔습니다.

사냥개는 아기오리에게 코를 들이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떨어진 물오리만 물고 그냥 가 버렸습니다.

"휴우, 살았다. 하지만 내가 너무 못 생겨서 사냥개도 나를 싫어하는구나."


아기오리는 다시 쓸쓸히 걸어갔습니다.

춥고 배가 고픈 아기오리는 숲 속의 어느 집을 찾아갔습니다.

"먹을 것을 좀 주세요."

아기오리는 문을 두드리며 말하였습니다.

다행히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불쌍하기도 해라. 이렇게 조그만 몸집을 하고서 길을 헤매다니. 어서 들어오너라."

"고마워요, 할머니."

할머니는 아기오리에게 따뜻한 음식을 주었습니다.

"갈 곳이 없으면 여기서 지내도 좋아. “

미운 아기오리는 이제야 살 곳을 찾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집에는 고양이와 닭이 살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못생긴 아기오리가 미웠습니다.

"너는 쥐도 잡지 못하잖아.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 굴러 들어왔군."

닭도 아기오리를 싫어하였습니다.

"너는 아직 알도 못 낳지."

심술쟁이 고양이와 닭이 아기오리를 쫓아내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또 어디로 가야 하지?"

아기오리는 밭과 들판을 지나서 계속 걷다가, 어느 호수 근처에 이르렀습니다.

호숫가에는 새하얀 털에 긴 목을 가진 아름다운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예쁠까?"

그 새들은 백조였습니다.

"나도 날 수 있을 것 같은데, 함께 데려가 줘요."

아기오리가 큰 소리로 외쳤지만 백조들은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

아기오리는 호수에 뛰어들어 힘껏 헤엄을 쳐 보았지만, 어느 사이에 호수의 물이 얼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아, 어쩌나.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이대로 꽁꽁 얼어서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아기오리는 중얼거리다가 기운이 빠져 정신을 잃어버렸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나무꾼이 아기오리를 발견하고 구해 주었습니다.

나무꾼은 아기오리를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아이들이 아기오리를 바구니에 담아 난롯가에 두었습니다.

아기오리가 눈을 뜨자, 아이들이 기뻐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와아! 살아났구나."

아기오리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 나를 또 괴롭히려고 하나 봐."

아기오리가 놀라서 달아나자 아이들이 쫓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뛰는 바람에 방 안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야! 새가 도망간다. 잡아라, 빨리 잡아! “


탁자에 놓인 우유가 엎질러지고 통에 담겨 있던 밀가루가 쏟아졌습니다.

"우당탕, 쿠당탕!"

"으앗, 이건 뭐야. 앞이 안 보여."

아이들이 던진 컵이 그만 아기오리의 머리에 맞았습니다.

"와아! 이젠 잡았다."

아이들이 아기오리를 잡았다고 좋아할 때, 아이들의 어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아니, 집 안이 엉망진창이 되었잖아."

어머니는 화가 났습니다.

"뭐야, 이 못생긴 오리는?"

어머니는 미운 아기오리를 빗자루로 마구 때렸습니다.

나무꾼의 집에서도 내쫓긴 아기오리는 외톨이가 되어 추운 겨울을 혼자 지냈습니다.

마침내 눈이 녹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들판에는 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아, 봄이 왔구나! 이젠 호숫가에서 헤엄을 칠 수 있겠지."

미운 아기오리는 물가로 가기 위해 날개를 펴고 푸드덕거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아기오리의 몸이 가볍게 하늘로 쑥 떠오르는 것입니다.

"어머, 내가 날고 있네!"

아기오리는 좀 더 힘을 주어 날개 짓을 해 보았습니다.

어느새 아기오리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아기오리는 신이 났습니다.

멀리 저 아래엔 초록빛 풀밭이 펼쳐져 있고, 넓은 호수가 보였습니다.

참으로 멋진 경치였습니다.

그때, 새하얀 백조들이 호수에 미끄러지듯 내려앉았습니다.

"아, 지난번에 보았던 그 새들이구나!"

아기오리는 저도 모르게 호수로 내려가 백조들에게 다가가려 하였습니다.

'아니야, 나는 미우니까 틀림없이 괴롭힐 거야.'

아기오리가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돌아서려고 할 때였습니다.

"얘, 어서 이리 와."

백조들이 너도 나도 부르며 다가오자 아기오리는 몹시 놀랐습니다.

'아, 이젠 못생긴 나를 죽이려는구나.' 아기오리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 순간, 아기오리는 물 위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니, 내 모습이 저기 있는 하얀 새들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이네!"

어느새 아기오리는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아기오리는 신이 났습니다.

멀리 저 아래엔 초록빛 풀밭이 펼쳐져 있고, 넓은 호수가 보였습니다.

참으로 멋진 경치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잘 가요 Dorothy 아주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