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 Jul 24. 2022

MBA를 하겠다는 오래된 생각

서른 쯤에는 내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있었음 했다.

MBA는 어릴적부터 혼자 일기장에 적으며 계획했던 오래된 내 인생의 숙원사업이였다. 어릴때는 사실 외국에서 하고싶었다. 그때는 그냥 드라마나 막연한 환상으로 외국에서 공부하는게 멋져보여서 뭣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한 말이였다. 회사에 다니면서 항상 5년만 있다 그만둘거에요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근데 아직도 다니고있음..) 그 시기가 다가올 수록, 오래 전부터 생각했던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틈나는대로 자주 찾아봤었다.


투입 비용 대비 가성비가 안나온다는 말도 너무 많이 들었고 요새는 시대가 바뀌어서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말도 맞는 말 같다. 인터넷을 서칭해봐도 외국은 그래도 도전 해볼만하나, 국내에서 하는건 정말 극구 반대하는 글들이 많았다. 대부분 네트워킹이랍시고 음주나 레저활동을 같이하는게 전부라했다. 정말 임원급이 되어 그런 네트워크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비추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내가 중학생 시절 일기장에 적으며 꿈꿨던 것처럼 외국에서 할거면 준비부터 시작해서 꽤나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국내에서만 근무하던 사람이 외국에서 일해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는 할만하나, 그게 아니고선 투입한 비용대비 너무 손해고, 딱히 국내기업에서 비용 대비 메리트를 갖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선배는, 주간 말고 야간MBA 할거면 퇴근하고 공부를 했다라는 성실함 입증하는 정도라며 그래도 할거냐며 비추라고 차라리 학업이 목표라면 범위를 좁혀 특정 직무분야(ex.재무,마케팅 등)의 일반대학원에 가보는건 어떻겠냐고도 조언 해줬다. 그런데 주간으로 학업을 하기에는 안그래도 잘 모르겠는 이 투자를 집행하기에 너무 리스키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아빠나 지금은 퇴사해버리신 사내벤처 담당자분과 같이 조금 더 나이가 드신 분들은 "그래도 언젠간 도움이 될거니, 할 수 있다면 하는게 좋다" 라는 의견도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딱히 그 누구의 의견을 수용해서라기 보다는, 더욱이 나조차도 투자 대비 효율은 전혀 모르겠지만 그냥 내 삶의 새로운 세계를 또 하나 열어주고 싶었다. 이제 사회생활도, 직장인으로서의 일상도 너무나 익숙해져서 생산적인 자극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인생에 정말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던게 사실이다. 나 혼자 그려본 내 인생 플랜에 딱 지금쯤이여야만 했다. 그래서 했다. (이렇게 사업하면 망한다)


사실 나는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고 하는거라 비용에 대한 부담은 없는 채로, 가장 크게 망설이지 않고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거 같다. (그러나 막상 이번에 다닌다고 첫 학기 등록금을 주고 나서는 자기가 투자하는 거라며 나중에 돌려받겠다고 하시긴 했지만 무튼 상환 기한도 없고, 무이자로 학비를 지원받았으니 이부분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나도 만약 당장 내돈주고 가성비를 따졌다면 안했을거 같다..)


그래서 되도록 내가 하고 싶은 시기에 하려 빨리 시도하려고 했다. 사실 벤처에 올 때, 제일 가고싶었던 곳에 한번 지원했었는데 서류는 붙었지만 면접에서 떨어졌다. 진짜 앵간하면 면접에서 탈락시키지 않는다고 했는데..(내가 앵간했나보다^0^)


올해 벤처 하면서도 경영진 보고도 그렇고 야근이 엄청 잦지는 않지만 여기에 쏟는 에너지가 꽤 되어서 아마 올해 시작 했으면 난 죽었겠다 싶었다. 그래서 지원 사실을 아는 멤버들이나 친한 지인들한테도 맨날 하늘이 도왔다고 장난치곤 했다. 그래도 내 계획이 1년씩 미뤄질 참이여서 아쉬웠던 찰나에, 가을학기를 모집하는 국내 대학을 발견했다.


 곳은 염두도 안했었던 곳인데 보다 보니 집과도 가깝고 미뤄져야만 했던 것들을 6개월이나 당길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무심코 한번  지원했다. 사실 가고 싶었던 곳은 회사&집과 거리가  되서, 평일에 어떻게 갈지 막막하긴 했었기 때문에 만약  무심코  이번 지원이 된다면 그냥 운명이겠거니 했다. 항상 결정 순간에는 무언가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그냥 선택하는  같다.


9월부터 앞으로 2년간 아이유의 밤편지마냥 감미롭게 밤공부를 기록 해보도록 하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