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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Jan 01. 2024

일요일의 글쓰기

5년간의 일요일 아침 루틴 덕분에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작년 9월부터는 토요일에도 학교 다닌다는 핑계로, 잃어버린 토요일에 대한 보상으로 일요일을 활용해 최대한 약속을 가거나 쉬면서 보낸 날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주기적으로 쓰지 못했다. 원래는 직장인이 되고 나서부터 나에게 일요일이란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그 루틴을 꽤나 오랫동안 지속했다.(한.. 3-4년?) 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그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1주일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일요일만큼은 오롯이 남이 아닌 나와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일요일엔 눈을 뜨면 대충 샤워만 하고 나가서 신사역까지 가서 글을 썼다. 심지어는 약속을 잡더라도 가기 전에, 일요일 오전에는 항상 글을 썼다. 글을 쓰면서 어김없이 열심히 달려온 1주일 동안의 생각도 정리하고 내 일상도 돌이켜보고 가끔은 인생도 돌이켜보면서,


같이 글을 쓰는 멤버들은 꾸준히 글을 쓴 덕분에 전자책도 내고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기도 했고 여러 채널로 넓히기도 했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돈은 못 벌 팔자일수도!) 다른 멤버들과 달리, 그런 동기부여 없이도 한 5년을 멤버들 못지않게  열심히 글을 썼다. 나는 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썼을까,


그땐 미처 나도 몰랐던 그 이유를 비로소 깨달은 날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난다. 원래 인상적인 순간은 짙게 기억돼서 그런가


작년에, 혼자 영화관에 가서 탑건 매버릭을 보던 날이었다. 탑건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이제는 잊고 묻고 가야 하는 시간이야!


It's time to let go


대학생이 되면서 가지고 있던 내가 결핍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극복하기 위한 채찍질은 지금 서른 살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엄청난 동력과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


과거엔 결핍이라고 생각한 그런 부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내가 실패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되려 10년이 지나고 나니 남들에게 없는 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탑건을 보고 이제는 그걸 잊고 묻고 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말처럼 들렸다, 매버릭의 오래전부터 유일한 경쟁자이자 친구였던 아이스맨이 죽었다는 핑계로 영화관에서 탐크루즈와 함께 눈물 한 바가지를 흘리고 나오니


10년간 열심히 후회 없이 불태웠기 때문에 정말 비로소 괜찮아졌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꽤나 많은 주변에게도 술 한잔 하면 절대 하지 않던 내 이야기를 남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건 지난 5년간의 일요일 아침마다 했던 나 자신을 위한 기록들 덕분이었다. 2024년에는 졸업도 하니 다시 글쓰기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 이제는 더욱 행복한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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