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이불
과거에 오랜 기간 꽤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 이불 제조업체 사장이었다. 그 회사 본사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였다. 석 달에 한 번꼴로 월급을 못 줬고, 그 상태가 2년 넘게 이어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회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10명이 넘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제 회사 부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사업주의 말대로 회생 가능성도 보이지 않았다. 사업주와 직원들은 노동청을 찾아와, 사업체를 폐업하고 체불 임금을 정리하고 싶다고 했다.
사업주는 직원들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서류든, 절차든 모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도 책임지겠다고 했다. 함께 나온 한 직원이 말했다.
“남은 직원 대부분이 10년 넘게 오래 일했어요. 사장님이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준 것도 맞고요. 그래서 초반엔 믿고 기다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한계입니다. 사업주 처벌도 원합니다.”
직원 중에는 가계 빚에 허덕이는 사람도 있었고, 직원 대부분은 인내심이 이미 바닥을 보인 지 오래였다.
사업주는 직원들이 주장하는 체불 금액 2억 원을 모두 인정했다. 조사가 끝난 뒤, 그가 내게 물었다.
“감옥에 갑니까?”
체불 금액이 커서 실형 가능성도 있다고 답하자, 사업주는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사업하는 사람들의 말로末路가 늘 이렇습니다.”
한숨 섞인 그의 말에 모두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사업의 위험은 경영자가 감당해야 한다. 직원들의 월급을 주지 못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끌고 가는 건 분명 잘못된 선택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년간 사업을 살려보려 애쓰다가 결국 실패한 사업주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사업 이윤을 독식하는 사업가도 있지만, 그 기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구성원들인 근로자에게 이윤을 잘 배분하는 좋은 기업도 있다. 10년 전 지역신문에 났던, 이 회사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니, 이곳은 한때 그런 좋은 기업이었던 것 같다.
근로자를 존중하고, 노력과 실력에 따라 대우하며,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만드는 그런 기업이 더 오래오래 살아남길.
이 사건 사업주는 결국 징역 1년 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