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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태연 Jul 02. 2024

2)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한 네트워킹

내가 어떤 사람인지, 1분 만에 날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창업 부트 캠프에 참여하다

어느 회사에서 만든 '창업 부트캠프'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폐지된 프로그램이에요.

꽤나 많은 비용을 내고, 나름 전화 인터뷰를 하고 참여하게 됩니다.


나중에 참여한 사람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대략,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하더라고요.

1.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같이 창업할 파트너를 찾고 싶다.

2. 창업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아이디어가 없고, 계기가 없었다. 뭔가 다른 자극을 얻고 싶었다.

3. 창업을 이미 준비하고 있고, 특정 기술(보통 개발)이 있는 추가 멤버를 영입하고 싶다.


전 2번에 속했던 사람이었어요. 

세일즈, 마케팅 업무를 해오면서, 어떤 서비스(제품)를 만나더라도 저만의 비전을(동기를) 찾을 수 있었고 또 어떤 제품이든 팔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떤 아이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 오히려 어떤 사업 아이템을 결정해야 할지 너무 어렵더라고요.


부트캠프에 처음 참가하고, 첫 미션은 '네트워킹'이었습니다.


네트워킹은 뭐 하는 건데?

잘 안 쓰던 영어 단어를 참 많이 듣게 됐는데, 네트워킹은 대충 아래와 같은 의미인 것 같습니다.

네트워킹? 새로운, 혹은 잘 몰랐던 사람들과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연결 고리는 만드는 행위


그리고 창업부트캠프에서 진행하는 네트워킹의 목적은, 공동창업자 후보를 찾는 거죠!

전, 이런 대규모 '네트워킹'이 처음이라, 자리를 돌아다니며 자기소개하는 자리가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부트캠프에서는 주 1~2회 정도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게 됐고, 보통 아래와 같은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요.

1. 약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눌 5인 조 멤버로 지정. 총 4개 조 구성 (다양한 사람이 섞일 수 있도록 사전에 정해져 있어요. 그리고 30분 이야기를 마치면 새로운 조로 이동해서 이야기합니다.)

2.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가벼운 질문 목록(발화가 어려울 것을 대비해, MBTI가 뭐냐, 왜 참여하게 됐냐 등등의 질문지를 미리 제공해 줬어요)

3. 이름표, 간단한 다과


덕분에 부트캠프 기간 동안 창업에 관심 있는, 그리고 창업한 100여 명의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단, 시간이 한정적이어서, 잘 맞을 것 같은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대화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네트워킹 목적은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요?

네트워킹 행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죠. 말하기, 질문하기, 듣기. 좀 더 길게 말하면

첫째, 공동 창업자로서의 나의 특징을 전달한다.(말한다)

둘째, 좋은 질문을 한다.(질문한다)

셋째, 상대방이 적합한 사람일지 파악한다.(잘 듣는다)


이를 위해서, 나에 대해 직접 소개하고, 특정 주제에 대한 견해를 나누기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 명당 10분 이상 할애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충분히 많은 시간을 들여 질문하고 들을 시간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모든 조에서 루틴 하게 진행하게 된, 가장 효과적인 자기소개 방법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여러분은, 1분 자기소개가 주어진다면 보통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1분 자기소개하기

마치, 면접을 준비하는 것처럼! 1분 동안 어떻게 내 소개를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제 자기소개의 목적은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랑 잘 맞을 1명이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네트워킹을 하는 동안 제 소개도 많이 했지만, 다른 분들 소개도 많이 듣게 됐는데요, 보통 아래와 같은 유형이더라고요.

1. 나의 업적 나열하기(어떤 회사에서 일했다, 어떤 성과를 내봤다)

2. 나의 역량/기술을 소개하기(무슨 개발자다, 몇 년 차 기획자다, 디자이너다)

2. 나의 사업 아이템을 소개하기(좋은 아이템이 있고, 여기에 관심 있는 사람 찾고 있다)

3. 내가 원하는 것 말하기(어떤 사람을 찾고 있다)

4. 참여하게 된 동기 말하기(경험해보고 싶어서 왔어요~)


나의 Why에 공감하는 사람을 찾자

전 4번 분류와 비슷하지만 참여 동기보다 창업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요. 짧은 시간 동안 저를 가장 정확하게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가 창업을 하고 싶은 Why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난 언제 심장이 뛰는 사람인지,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어떤 하루를 보내왔는지


대부분, 1번이나 2번으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전 충분한 내적/외적 동기가 있다면 부족한 재능도 개발할 수 있다는 믿기 때문에 그동안 쌓은 역량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결과적인 성과는 개인적인 노력뿐 아니라 다른 요소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과로 나를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고요.


사실, 결론은, 제 Why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거의없었..) 덕분에(?) 호불호가 빠르게 갈려서, 대화가 잘 통할만한 분들과 커피챗을 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저에게 맞을 만한 사람들이 제게 관심을 갖게 되어, 나름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좋은 질문을 하자

좋은 질문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잘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전달할 수 있죠.


제 질문은 창업 파트너를 찾고 있는 거였으니... 주로 왜 사업을 하고 싶은지(사업의 동기), 어떻게 사업을 하고(성장 방식), 사업을 통해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사업 목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기업가 정신)에 대한 것들이었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사업의 가장 큰 동기인 경우가 많아서 놀랐어요. 전 Death Velly, J-curve 같이 힘들고 어려운 면들이 성공의 여정에서 필연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빠르게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 시간을 버티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질문을 통해서도 저랑 잘 맞지 않는 분들을 빠르게 알 수 있었어요.

물론 제가 생각보다도 더 까다로운 면들이 많다는 것들도 알게 됐는데, 공동창업자라고 생각하니 생각이 유연하게 안 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ㅠㅠ


네트워킹을 하며 배운 점

첫째,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지? 고민하다 보니, 오히려 나의 핵심은 어떤 거였구나!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어요. 사이먼 시넥의 'Start with why'가 생각나네요...


둘째, 모두 나와 비슷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 조차 '동기'는 무척이나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함께 일하게 된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좀 더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셋째, 나와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킹 하는 경험은 그 자체로도 성장에 도움이 된다. 네트워킹을 통해 당장의 공동창업자를 차지 못하더라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주기적으로 이 같은 네트워킹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 과제는...

비슷한 꿈을 꾸고, 비슷한 동기가 있는 사람들, 아니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일치할까요? 실행력과 성장의지가 뒷받침되어야만 높은 꿈에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말과 행동의 일치 여부는 네트워킹에서 알기 어려웠어요.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업무에 대해서도 일정한 기준이 생겨서(약속을 잘 지키는지, 피드백을 잘하는지, 기록을 잘하는지 등등..), 일에 대한 이런 기준들도 잘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미니 프로젝트'라는 걸 진행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공동 창업자의 역량과 품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어떤 과정에서 어떤 것을 배우게 됐는지 다음 글에서 이어갈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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