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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얼굴이 나오는 꿈을 꿨다 요즘 자주 꿈꾸는 얼굴이다 그 얼굴은 이제 오래되어 버려서 아주 작은 조각으로만 볼 수 있다 맑게 웃을 때면 살짝 찡그리는 콧잔등이나 빛을 받으면 연한 갈색을 띠던 눈동자의 모습으로 혹은 농담 섞인 목소리나 당차던 목소리 사이 섞여들던 슬픔의 모습으로
머리로는 이미 멀리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마음은 그것을 영 받아들이지 못해서 까무룩 한 아침마다 그 조각들을 추스르고 있다 잠에서 다 깨지 못해 먹먹한 손끝 때문에 조각은 침대 틈 사이로 베갯잇 아래 어딘가로 하나씩 빠져나가는지 한껏 청소를 하다 보면 채워지는 구석도 있을까 이부자리를 정리하다 그 얼굴을 한 번쯤 다시 보고 싶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