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생활문화 #이희원작가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
빛바래고 삭아진 저 플라스틱마저
은은한 색감으로 깊어지고 있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다음은 시인 박노해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의 일부이다. 낡고 오래된 것들도 얼마든지 새로운 가치를 잠재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으며, 이는 ‘업사이클링’의 의미와도 맞닿아있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가 계속되며 우리는 친환경이 아닌 필환경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덕분에 ‘제로 웨이스트,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다운사이클링, 그린슈머, 세컨슈머’ 등과 같은 환경 보호 소비 관련 트렌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관심을 광진구에서 직접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책방열음으로 찾아가보았다. (참고로 2018년 2월 문을 연 카페 겸 서점 책방열음은 2021년 11월 말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그 곳에서는 환경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모임 ‘쓰레기 없는 장터(이하 쓰장)’의 모임장 이희원 작가님이 재활용 가능한 소재들을 가지고 멋진 오브제 작품으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공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셨다.
<종이로 만드는 입체 자화상>은 광진문화재단 주최/주관 프로젝트 <나루 아틀리에>의 프로그램들 중 하나이며 종이상자, 신문지, 버려진 포스터 종이, 소포지 등과 같은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들을 이용해 입체 자화상을 만드는 ‘파피에 마세(종이죽 공예)’ 공예 수업이다.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이루어진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1. 오브제로 만들고 싶은 자신의 모습 평면 스케치
2. 종이 상자로 뼈대(틀) 만들기
3. 종이를 밀가루 풀에 적신 후 뼈대 위에 3~4번 겹쳐 붙이기
4. 채색하기
그대로 버려질 수 있었던 다양한 재료들이 심오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현장의 한 가운데에 있으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작가님께 물어보니 모든 ‘파피에 마세(종이 공예)’ 에 재활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작업을 하시는 분들의 취향 차이라고 하셨다. 작가님께서는 굳이 새로운 재료를 쓰지 않아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경우에는 되도록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재를 주로 활용하신다고 하셨고 보다 큰 작품을 제작할 때에는 보통 대나무나 폐타이어가 사용된다고 덧붙이셨다.
버려질 수 있었던 다양한 재료들이
심오한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이희원 작가님은 20년 넘게 광진구에 거주하시며 회화, 그래픽 작업, 마리오네트 인형극 등 다양한 시각 예술 작업을 하고 계신다. 또한, 쓰장의 운영자로서는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 형태와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연구하신다. 동시에 사람들이 환경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일상에서 환경 보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예술 작업으로 풀어낼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 계신다. 덕분에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문화 활동을 하고 계신 광진구민분들의 선한 영향력이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오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