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광진문화연구소 Jun 22. 2020

[14호] 나루의 발견_이희원 작가


People| 나루의 발견 #37 

이희원 작가


광진문화재단은 올해 광진구 청년/신진 작가들의 ‘새 시작’을 응원하고, 시각 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광진문화재단 청년/신진작가 전시 지원사업 <나루의 발견>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부터 21일까지 공모를 통해 총 3팀이 선정되었고, 오는 2020년 하반기 릴레이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 지망생이 느끼는 내면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 판타지> 전시를 시작으로 파리, 치앙마이 등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그려낼 <하울과 미오의 그림여행>, 광진구 곳곳의 흥미로운 장소와 소재를 보여줄 <보물찾기> 전시까지. 우리들의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줄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새 시작’을 위해 막바지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3팀 중, <보물찾기>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희원 작가’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전시 준비로 바쁘실 텐데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우선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다양한 매체로 시각예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작가 이희원이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근래에는 회화를 비롯해 그래픽 작업과 마리오네트 인형극까지 장르를 넓히고 있다. 인형극 작업은 나만의 오래된 버킷리스트였는데, 마리오네트 인형극으로 유명한 체코(프라하)에서 인형극 관련 워크숍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1인 테이블 인형극을 시작했다. 인형 제작에 관련한 이야기부터 무대미술, 공연 시연까지 모두 직접 진행한다. 재작년부터는 예술 인형축제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신 것 같다서양화를 전공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그림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부터 혼자 낙서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장래 희망에 늘 ‘화가’를 적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친구, 주변 모두가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학창 시절, 본인의 장래희망과 관련된 사람을 인터뷰해오는 숙제가 있었다. 평소 캐릭터 작업을 좋아했기에 ‘캐릭터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찾아 사방팔방 메일을 보낸 기억이 난다. (웃음) 운 좋게 한 분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정성스러운 답변과 함께 본인은 시각디자인 학과를 졸업했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그때부터 나도 사전 지식 하나 없이 (웃음) 시각디자인 학과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평소 어떤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지작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지 궁금하다

내 작품은 주로 일상에서 기억에 남거나 재미있었던 일들을 엮어서 만든다. 길을 지나면서도 보통의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독특하게 생긴 선인장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변상적 얼룩이나 무늬를 바라보며 토끼나 사람 얼굴을 찾아보기도 한다. 잠깐 아동미술 수업을 진행한 적 있는데 아이들과 장난을 주고받으며 창의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만들기도 했다.          


작품 혹은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내 그림 자체가 좌우가 뚜렷하게 분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작은 카페에서 전시를 진행할 때였다. 내가 없는 사이 그림이 떨어져 담당자분이 허겁지겁 그림을 다시 걸으셨는데, 나중에 보니 그림을 반대로 걸어놓으셨더라. (웃음) 이 사건은 내 작업에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다. 이후로 전시 방향은 물론 작품이 완성되고 이름을 붙이는 등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누군가의 실수(?)가 작품의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흥미롭다. (웃음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일상을 바라보기에 가능한 것 같다오늘 이 자리는 <나루의 발견전시 지원사업 선정자로서 작가님을 모셨다우선 선정을 축하드리며, (웃음전시 지원사업에 지원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광진구에 20년 넘게 살고 있는 구민이지만, 전까지는 광진문화재단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재단에서 진행하는 지역문화 진흥사업 <2019 광진 문화연구소 - 작당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재단에 대해 알게 되었다. ‘광진구에 이런 것도 있다니!’라는 생각에 놀랍기도 했고, 많은 예술가들과 다양한 지역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그렇게 광진문화재단과 인연을 이어 오던 중 <나루의 발견> 공모를 보고 일상을 주제로 작업하는 나에게 알맞은 사업이라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광진구에 문화재단이 있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웃음재단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슬픈 이야기는 그만하고 다시 인터뷰로 돌아가 보자작가님께서 준비 중인 <나루의 발견전시에 대해 궁금하다.

내가 지원한 전시 제목은 <보물찾기>이다. 계획서를 내기 전, 광진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모두에게 어떻게 하면 광진구가 재미있게 다가 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총 15개의 동으로 나누어진 광진구의 모습이 보였다. ‘동별로 상징적인 보물을 만들어 함께 공유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보물찾기>라는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평소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던 광진구의 모습,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광진구의 모습을 보물 찾듯 담을 예정이다. 보다 구체적인 방향은 조금 더 고민해보아야겠지만 굉장히 설레며 준비하고 있다.     

     

광진구에 20년 넘게 살고 있다면 광진구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실 것 같다작가님이 생각하는 광진구의 모습이 궁금하다.

일단 광진구는 살기 좋다. (웃음) 한강도 가깝고 아차산과 어린이대공원 등 녹지도 많다. 그만큼 타지에서도 많이 찾아오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가 많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학부 때만 해도 광진구가 있는 동쪽은 문화예술 불모지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옛말이다. 예술가들이나 작은 공방은 물론, 문화복합공간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나 또한 올해 작업실을 차리면서 당연하게 광진구에 자리를 잡았다. 광진구는 알아 가면 갈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어느새 인터뷰 막바지가 다가왔다앞으로의 생각하고 있는 작업 방향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나의 가치관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단연 ‘즐거움’이다. 재미가 없으면, 에너지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반대로 즐거우면 없던 영감도 마구 솟아난다. (웃음) 내 일상을 재미있게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로 다가갈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말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작년 광진문화재단의 지역문화 진흥사업 <작당모의 프로젝트>에서 만난 인연으로 독립서점 ‘책방열음’과 ‘쓰레기 없는 장보기(이하 쓰장)’를 기획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는 환경 관련 마켓이 많은데 광진구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 우리가 시작해보자며 야심차게 준비했다. (웃음) 비록 코로나19 때문에 초기 계획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었지만 시작에 의의를 두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볼 생각이니, 쓰장을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이슬기 사진 이기완


문의 yiboida@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14호] 오늘을 감각하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