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틈새공략프로젝트 #다르네보자기공방
Q. 공방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A. 광진구 중곡동에서 보자기 공방을 운영하는 대표 허윤희다. 보자기 공예는 한국 전통 포장기법이다. 다르네보자기공방은 보자기 원데이클래스, 제품 포장, 매듭공예를 다루며 제작 판매까지 하는 작지만 소중한 공간이다. 상호를 지을 적에 아무래도 순우리말이나 전통 느낌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들에게도 어필이 가능한 이름이었으면 싶었다. 그래서 나의 영문 이름인 ‘Renée’를 가져왔다. 나름 부캐인 셈이다. (웃음) 공방에 있는 건 다(everything) 르네(Renée)가 만들고 ‘내가 포장하면 다르다’, ‘여기서 배우면 다르다’, ‘내 선물은 다르다’와 같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Q. 보자기 공예 하면 결혼식에 쓰이는 예물 예단이나 명절에 선물세트에서나 보았지 평소에는 쉽게 접해보지 못했다. 대표님이 보자기 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전직이 해외 크루즈 승무원이었다. 그래서 근무할 때 단정하게 머리를 정리해야만 했다. 볼펜이나 젓가락으로 고정하고 다니다가 문득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비녀에 관심이 생겼고, 비녀를 자주 검색하다 보니 전통공예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보자기 공예에 푹 빠져있는 나를 발견했다. (웃음) 평소 손재주가 좋은 편은 아닌데, 보자기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올라왔다. (웃음) 그게 계기가 되어 지금의 보자기 공방이 탄생하게 되었다.
보자기는 복을 싸서 전한다는
좋은 의미가 담겨있다
Q. 근거 없는 자신감!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과정에서 합당한 근거를 만들면 되니까 말이다. (웃음) 보자기 공예의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A. 큰 틀로 나누자면 선물 포장과 예단이 있다. 보자기 포장이 정성이 많이 들어가고 고급이다 보니 중요한 분께 마음을 전할 때 많이 찾아주신다. 또, 요즘은 예단을 생략하는 사람이 많지만 애교 예단이라고 해서 간략하게나마 정성을 표하고자 오신다. 보자기는 복을 싸서 전한다는 좋은 의미가 담겨있다. 종이 포장을 하면 일회용으로 버려지기 일쑤지만 보자기는 다시 재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복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Q. 복을 싸서 전한다는 의미가 인상적이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이 좋겠다.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이제 공방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이고 골목 안쪽에 위치하다 보니 홍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주변 상권을 주로 어떤 사람들이 이용하는지 궁금해 인근에 있는 빵집과 카페를 자주 찾았다. 그러다 의도치 않게 사장님들과 너무 친해져 수다 떨기 바빠서 공방을 반나절씩 비우는 날도 허다하다. (웃음)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대부분인 일이고, 예약제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계속 조용히 있다가 사람을 만나게 되면 반가워서 평소보다 말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학창 시절부터 미국에서 보내고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한국 사람으로서 너무 외국문화만 겪으며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보자기가 한국문화에 대해 파헤쳐보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줬다. 기존에 만들어진 보자기를 구매해도 되지만, 수공예로 직접 재봉틀을 이용해 보자기를 만든다. 잘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서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한국 전통취미가 생겨서 뿌듯하다.
전통공예들이 한 지역에 모여 있지 않고
이 동네 저 동네 분포되었으면 한다
Q.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잘 알기만 해도 성공한 삶이라던데 대표님은 이미 다 가지고 누리며 살고 계시니 완벽하다. (박수)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겠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광진구는 어떤 곳인지
A. 광진구 하면 제일 떠오르는 건 교육열이 높다는 점이 생각난다. 그 높은 교육열에 전통 보자기도 한몫하고 싶은 마음이다. 삼청동이나 종로 쪽으로 가면 고궁도 많고 한옥들도 많아서 보자기 공예가 종종 보인다. 나까지 보탤 이유가 있나 싶었다. 나는 전통공예들이 한 지역에 모여 있지 않고 이 동네 저 동네 분포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공방을 광진구에 자리 잡은 이유도 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영어나 수학, 피아노, 발레 등을 배운 기억은 있어도 전통공예를 배워본 사람은 극소수다. 한국의 교육열이 높은 만큼 전통문화의 경험도 함께 높아졌으면 좋겠다.
나는 광진구의 요정이다!
Q. 전통공예 경험이 높아지는 물결에 다르네보자기공방이 앞장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우리 인터뷰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질문의 순서가 다가왔다. (웃음) ‘나는 광진구의 ○○○이다!’를 채워주신다면
A. ‘나는 광진구의 요정이다!’ (웃음) 요즘의 나는 여기서 뿅! 저기서 뿅! 하고 나타나는 요정이다. 제품도 직접 보여드리고, 명함이나 전단을 두고 오면 고객님들이 찾아오시는 예도 있다.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방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른 상점들을 홍보한다. 앞으로도 중곡동 이곳저곳에 불쑥불쑥 나타나 친해질 예정이라 이렇게 표현해 보았다. (웃음)
Q. 다양한 키워드를 만났지만, 요정은 또 새롭다. 알록달록 다르네 공간과도 잘 어울린다. (웃음) 그렇다면, 광진구에 왔다면 이것만은 꼭 하고 갔으면 하는 것이 있는지
A. 광진구에는 숨어있는 공방과 카페가 아주 많다. 취미나 자격증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원데이 클래스로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다르네 공방 근방에만 해도 공방들이 다섯 개나 모여 있다. 공방투어를 하면서 다르네공방에도 꼭 들러주시길 바란다. (웃음)
Q. 이제 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광진구 혹은 광진문화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다르네를 포함해 이제 시작하는 개인 공방이 많은데, 광진문화재단에서 홍보에 도움을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혼자 공방을 운영하면 소소하지만 할 일이 정말 많다. 마케팅과 제품 제작, 재고정리 등 일에 치여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공방을 홍보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면 우리도 좋고, 주민들도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는 장이 될 것 같다.
Q. 대표님의 활동계획과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A.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유튜브로 포장법을 소개하는 채널도 개설하고 싶다. 당장에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일단 한 계단씩 올라가야겠다. 미래에는 ‘광진구’ 하면 다르네 공방이 떠오를 수 있게 앞으로도 더 열심히 활동해보겠다. (글 이슬기, 사진 느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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