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틈새공략프로젝트 #이로운제과
Q. 대표님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A. 광진구 자양동에서 비건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이로운제과 대표 최원주다. 이로운제과는 우리 땅에서 자란 토종 우리 밀과 화학 처리되지 않은 유기농 비정제 설탕을 기본으로 국산재료, 비유전자변형, 글루텐프리를 지향하고 있다. 우리 몸에 이로운 쿠키와 디저트를 만들자는 철학을 담아 오늘로써 오픈한지 딱 1주년이 되었다.
Q.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날에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다. 찾아오는 길에 간판이 없어 얼핏 스쳐 갈 뻔했는데,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보았더니 바로 여기구나 싶었다. (웃음) 대표님이 베이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 업계에 10여 년 종사했다. 항상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이 길은 더 이상 내 길이 아니구나 싶을 때가 찾아왔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위를 매기다보니 옷 다음으로 디저트가 떠올랐다. (웃음)
모든 사람의 가치관과 취향이
존중받았으면 하는 마음
Q.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전혀 다른 분야로 업종을 변경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님의 굉장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 (박수) 대표님이 비건을 지향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아무래도 찾아주시는 분들께서 내가 비건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나는 비건은 아니다. (웃음) 한창 베이킹을 시작하고 가게의 방향성을 잡던 중 우연히 비건과 관련한 좌담 프로그램을 접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모든 사람의 가치관과 취향이 존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샘솟았다. 건강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크게 다가왔다. 비건인 들은 비교적 맛있는 음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고, 내가 만든 쿠키와 디저트를 못 먹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금의 이로운제과가 탄생하게 되었다.
Q. 말씀대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쿠키라고 생각하니 또 새롭게 와 닿는다. 세상 모두가 이로운제과의 디저트를 맛보는 그 날까지 광진구에 오래오래 계셔주셔야 한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활동이 궁금하다.
A. 일반 베이킹과 비교해 비건은 원재료가 값비싸서 시중의 쿠키들보다는 판매 가격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지나는 길에 들르셨다가 가격표에 놀라고 돌아가는 손님도 종종 계시는데, ‘이 동네에서 이런 가격은 위험한데...’라며 악담 아닌 악담을 풀고 가는 손님도 있었다. 재개발 지역이자 재래시장 길목에 위치해 초기에는 자리를 잘못 잡았나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신 분께서 저희 제품을 드셔보시고는 직장 동료를 끌고 재방문을 하신 적이 있다. 속으로 어찌나 뿌듯하던지 아직도 손님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웃음)
이로운제과는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Q. 그 유명한 못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을 그럴 때 쓰는 거구나 싶다. (웃음) 짧다면 짧고 길다고 생각하면 긴 1년의 세월이 흘렀다. 앞으로 공간을 꾸리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A. 감히 조금이나마 보탬을 해보자면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인 것은 확실하니 뚜렷한 컨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로운제과는 가격적으로 대중에게 어필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오히려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많은 사람보다는 충성도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창업은 열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니 사전 조사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고, 조바심을 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베이킹은 대부분 새벽부터 시작해 아주 늦은 밤 마무리를 하기에 노동력이 매우 큰 직업이다. 손목부터 시작해 어깨까지 성한 곳이 없다. 자다가 자신의 힘으로 팔을 못 내릴 정도의 고통도 느낀 적 있다. 이 점을 염두하고 기초 체력을 미리 튼튼히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말씀하신 충성도 고객 1열에 제가 앉아 있을 거다. (웃음) 이제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겠다. 사장님이 생각하는 광진구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A. 광진구가 성동구였던 시절부터 이곳에만 30년 넘게 살고 있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질문이 생소하게 느꼈다. 그래서 광진구하면 나에게는 ‘익숙함’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생소하고 낯선 곳을 무서워하는 기질도 한몫했다. (웃음) 공간을 준비할 때도 광진구 어느 동에 자리할까가 고민이었지 지역을 나갈 생각이 없었다. 광진구는 어린이대공원과 뚝섬유원지, 한강 산책 등 초록색을 마구 만끽할 수 있는 서울에 몇 없는 장점이 많은 동네다.
Q. 익숙함에서 오는 특별함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 이제는 광진구의 장점 목록에 이로운 제과도 포함이다. (웃음) ‘나는 광진구의 ○○○이다!’를 채워주신다면
A. ‘나는 광진구의 최원주다!’ 광진구와 함께 성장해온 산증인이자 아직도 진행형이니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웃음)
나는 광진구의 최원주다
Q.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이로운제과가 나아갈 방향 혹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
A. 하고 싶은 것은 너무나 많은데, 공간을 운영한다는 게 생각보다 아주 많은 곳에 손이 필요해 미뤄놓은 게 많다. (웃음) 내년에는 새로운 메뉴 레시피와 진정성 있는 홍보에 박차를 기할 생각이다. 또, 택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준비 중이니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 진행하고 있는 원데이 클래스도 지금보다 다채롭게 넓혀나가고 싶다. 앞으로도 맛있고 건강한 디저트로 자부심을 느끼는 이로운제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 이슬기, 사진 느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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