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카페의 소음이 잡음처럼 들리지 않는, 검은 바다의 느린 안녕처럼 다가오는 금빛 오후
노이즈캔슬링 너머 김 씨와 이 씨와 박 씨의 안부가 쿠키의 단단함에 스며들고 그릇들이 테이블에 입 맞추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뭉툭하고 높게 쌓인 생크림 앞에서 흑백영화를생각하며 또 다른 저녁 소음을 기다린다
누군가의 실루엣과 옆얼굴을 바라보며 먹는 블루베리 콩포트는 오래된 일기장 맛이다
앞으로 몇 번이고 또 바라볼 보라색 저녁 맛이다
이 카페에서 블루베리치즈타르트를 먹긴 처음이다
우리라는 단어와 이제라는 단어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점점 더 선명해지는 녹빛 나무를 바라보다 갑작스레 애틋해지는
그런 맛이었다
일기장에 그렇게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