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에 지치기는 했지만, 인생에서 단 한 번인 환갑여정, 다섯 명의 공집합을 찾다 보니 꽤 멀리 다녀왔습니다.
실인즉, 시모의 병환 중이라 조용히 빠지려 했던 건데 갑자기 연기처럼 가버리신 시모 빈자리로 그냥 휙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자연을 실컷 보고, 걷고, 느끼고, 숨 쉬고 왔어요.
국립공원을 3곳이나 걷는 시간이 참 오래 기억될듯해요
오늘은 그 첫 번째
슬로베니아를 거쳐 크로아티아까지의 여정을 살짝 올려봅니다.
적도 부근 어딘가 경유를 하며 ,
긴 여정 끝에 도착한 곳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공항!
이번 여정은 양보다 질로 3개국만 선탹한 덕에 숙소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도착했던 첫날밤이 깊어갔답니다.
그렇게 이어진 둘째 날 첫 여정은 슬로베니아로 향했지요.
나에게 슬로베니아는 첫 방문이긴 하였으나 , 일본 체류 시절 옆지기가 세미나로 갔던 체코와 슬로베니아 이야기는 몇십 년이 흘러도 웃을 수밖에 없던 상황의 전개를 알고 있었기에 낯설기보다는 왠지 친근했답니다.
( 삼계탕을 못 먹는 옆지기이게 체코와 슬로비니아에서의 2주간은 지옥이었던듯한, 치킨국물 베이스의 수프이야기에 웃지도 울지도 멋햤던 기억과 운동은 별로인 그에게 어쩌다 슬로베니아 호수에서 조정 경기에 참가해야헸던 그의 슬픈 기억이 , 반대로 내겐 나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품은 채)
20여 년이 넘게 흐른 뒤에야 슬로베니아 호수로 향하게 된 나는 옆지기의 추억이 나의 추억인 것처럼 들떠 버렸었지요.
대를이어 노를 젓는 고급직업이란다
슬로베니아 여정 첫날의 나의 원픽은 섬으로 가던 중에 내 시야를 잡아버린 이 풍경이었다.
네 명의 벗들과의 사진은 그녀들이 원치 않기에 생략하고, 그곳의 음식에 관해서는 에밀리의 집밥 매거진으로 넘겨본다.
그렇게 고성을 실컷 걷고 보고 젤라토도 먹으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후의 또 다른 일정은 국립공원을 걷기였다.
협소한 계곡길을 오르락 냐리락 해야했다.이번여정에서 난 미리 준비한 것이 없었다.이유는 시모의 병환으로 같이 떠날수 없던 확률이 90%였던탓에...
그렇게 거의 2시간을 모두 발밑을 조심하며 한쪽엔 때론 거친 물줄기를 보며, 다른 한쪽은 암석에서 강인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식물들을 눈에만 담으며 ( 모든 곡을 찍기엔 길도 험했다) 그렇게 빈트가르 협곡을 걸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