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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쌤 Oct 14. 2024

어린이집 교사의  좋은 점 1

밀당을 안 해도 된다.

"00야 안녕? 주말 동안 무얼 하면 보냈나요?"

"선생님은 우리 친구들이 보고 싶었어요."

"친구들~~ 선생님이 많이 사랑해요."

오늘도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아주고, 손가락 하트와 머리 위로 팔을 올려 큰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이런 나를 보고 아이들은 웃어준다. 

아이들도 "선생님~~"하고 달려와 나를 안아주고, "선생님 좋아요"라고 말해준다.

집에서 간식을 먹다가 선생님을 준다며 챙겨 오는 아이들도 있다.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고 싶은 만큼 표현할 수 있다. 


아이들과는 밀당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 행복하다!! 




"엄마? 엄마는 나 사랑해?"

"나를 얼마만큼 사랑해?"

"나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어릴 적 나는 엄마에게 수시로 사랑하는지 물어보는 아이였다. 그리고 아침저녁에는 안아달라고 포옹해 달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엄마는 나의 질문에 대부분 아무 말이 없으셨고, 내가 여러 번 말하면 그때는 "응 그래"라고 건성으로 대답해 주셨다.

항상 관심을 받고 싶어 했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고 싶어 했던 나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듣게 되었다. 나도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하게 되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물처럼 흐른다.




나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

가끔씩 나를 그려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나를 예쁘게 그려주려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왕관을 씌워주고, 예쁜 드레스를 입혀주고, 날개를 그려주기도 한다.


한 아이의 그림은 내게 의미가 있어 프로필 이미지로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가운데에 있는 그림인데 6세(만 4세)가 되어 담임인 나를 그려준 것이다. 

아이의 어머님께서 이 그림을 보시고 "원래 그림그릴 때 검은색만 사용하는데, 엄마를 그릴 때도 검정만 사용해요. 여러 가지 색깔을 쓰고 웃는 표정으로 그려준 걸 보니 선생님이 좋은가 봐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었다.


어린이집 교사를 하며 가장 좋은 점은 좋아하는 마음을 숨김없이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아이들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보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표현해 주는 게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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