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정신 건강 관리 - 머리말
이 시리즈는 내가 2019년 4월에 프랑스에서 심리 상담을 받고 쓴 글을 토대로 정리해서 올리는 글이다.
그때의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기에 어디엔가 이걸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언젠가 어떤 플랫폼에 어떤 형태로든 게시할 생각으로 쓴 일종의 일기 같은 거였다. 타지에서 힘들어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관한 내용은 그저 내가 겪고 보고 들은 걸 쓰는 것이기에 절대 정확하지 않으며,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다양한 병원과 심리 상담의 도움을 받다가 스무 살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에서 몇 년간은 한동안 약이나 상담의 도움을 받지 않았는데, 유학 초반에는 나름대로 괜찮았기 때문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자존감은 낮아져만 갔지만 언어와 입시 문제 때문에 내 멘탈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내게 치료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음에도 당장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돌이켜보니 그건 그만큼 노력해서 상황을 극복할 만한 에너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유학 3년 차 어느 날 밤, 정말로 당장 누군가 날 도와주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여 인터넷으로 바로 이틀 뒤의 상담을 예약했다.
그때 상담도 받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해 보고, 혼자서 오랜 시간 고민을 해본 결과 내게 필요한 것이 뭔지 깨달았다. 나는 조직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냈을 때 만족감을 크게 얻는 사람이었고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었다. 프랑스에서 외국인으로 지내면서 그런 에너지원을 잃어버리다 보니 힘겨운 순간이 닥쳤을 때 헤쳐나갈 힘이 없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또 다른 이유로 치료가 필요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