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영 Apr 09. 2024

도전은 지금부터.

Ep.8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노력의 과정의 결과물에서 나오는 법

 다이어트도 운동도 힘들고 이겨내야 했던 과정이었지만 혼자서 꿋꿋하게 달리던 시간들은 나와의 싸움이었고 나 자신과의 약속 있고 나를 위한 시간들이었다.

그 많은 과정들의 시간이 길게 느껴졌고 그렇게 쌓은 과정들이 어느새 힘들다, 지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 또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 이겨내야 했다. 사람은 본디 혼자이기에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하는 혼자는 씁쓸함도 쓸쓸함도 같이 와닿는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다 보니 어느새 혼자서 연습을 했고 익숙함이 되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붇게 되었다.

그게 고작 운동이지만 어떤 거든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을 수 있는 건 10년 만의  도전했던 마라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뛰는 마라톤은 전날부터 심장이 쫄깃했고 신경이 쓰여 잠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이때까지 꾸지 못했던 별의별 긴장감 섞인 꿈들을 꾸면서 잠을 설쳤다.

 당일 날 아침 출발하는 시간부터 뭘 가지고 갈지, 어떻게 이동할지까지도 일주일 전부터 생각했고 그것들을 당일날 순차적으로 할 수 있게 생각도 여러 번 했다.





막상 당일 아침에는 도착해서는 어마무시한 규모의 인파와 국제대회라는 명성답게 10년 전에 뛰었던 대회랑은 차원이 다르게 변해있었다. 마라톤이 이제는 아줌마, 아저씨만의 운동이 아닌 MZ세대의 운동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20~30대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함께 즐기러 온 듯 모여서 몸도 풀고 마라톤 뛸 준비를 하는데 너무 멋지고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나도 저때의 기억들을 새삼 회상하며 다시 내 몸에서 열이 확 올랐다. 3만 명이 되는 인파에 나는 고작 한 사람이었지만 그 사람들에 의해 힘을 내고 용기를 내고 다시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랬다. 그때 20대의 나는 가방을 하나 메고 혼자서도 다른 지역 마라톤대회을 거닐며 당당하게 가서 뛰고 왔던 시간들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지금도 난 늦지 않았고 이번을 계기로 다시 달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발 소리와 함께 나는 달렸다. 아니 달렸다기보다는 사람들에게 밀려서 함께 나아갔다.

시간을 재는 10km였던 나는 그 많은 인파에서 벗어나 나와의 약속이었던 시간을 통과하기 위해 페이스 조절을 하며 사람들 틈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연습했던 거랑 비슷한 속도와 경사와 날씨로 인해 나는 연습을 열심히 했던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하며 마지막까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렸다.

혼자 뛰었던 시간들보다 다 함께 뛰니 더 힘이 났다. 그렇게 뛰면서도 나는 생각했다. 역시 살은 더 빼야 하는구나...ㅋㅋㅋ이런 생각은 뛰면서도 하는 나 자신이 웃겼다. 다음 마라톤은 2kg은 더 빼고 뛰어야지!!





마지막 지점까지 달려 들어선 나는 그 희열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진짜 10년 만의 대회에서의 10km 완주였다. 그게 나에게는 얼마나 큰 도전이었고 큰 선물이었는지 모른다. 말 그대로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나와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핑계들과 시간들을 가지고 결혼생활과 육아를 뒤로 하고 해낸 결혼 후 첫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할 수 있을까? 나갈 수는 있을까?라는 긴가민가한 생각으로 마라톤 신청부터 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연습과 노력의 과정의 결과물에서 나오는 법이다. 그 자신감으로 나는 마라톤 대회를 잘 마무리하며 다음 마라톤을 다시 준비했다.

 잘했다. 잘 해냈다. 잘 해낼 것이다. 이제부터 그 어떤 것도.

나의 도전을 계속!!

작가의 이전글 마라톤 초보자는 어디로 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