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미네이션, 내가 중독된 것으로부터 멀어지기를 결심하다.
여느 때처럼 의미 없이 유튜브 피드를 한참 스크롤하고 있던 날. 유튜브는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펼쳐놓았고, 자극적인 썸네일들은 한 번만 클릭해 보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먹방, 패션, 재테크, 심리학, 브이로그…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내 시선이 끌린 것은 <당신은 스스로의 뇌를 망치고 있습니다.>라는 꽤나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영상이었다. 평소에 이런 위압감 주는 종류의 영상은 일단 건너뛰고 보지만, 이미 내가 신뢰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이기에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호기심에 영상을 시청하게 되었다.
https://m.youtube.com/watch?v=2y9xt4FIl7o&feature=youtu.be
영상은 <도파미네이션>의 저자 애나 렘키 박사와의 인터뷰였다. 스탠퍼드에서 정신의학을 연구하는 그녀는 사람들이 왜 도파민에 중독되는지,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감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 주었다.
그녀가 말하는 내용의 골자는 이렇다.
우리의 뇌는 늘 쾌락과 고통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그녀는 이것을 시소에 빗대어 설명하는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인해 쾌락을 느끼고 나면 두 감정 사이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고통의 감정이 커진다는 것이다. 음주를 즐기고 난 후, 다음 날 숙취가 생겼을 때 오는 후회, 자책 같은 감정이 생기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고통의 감정은 균형을 맞추자마자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일정 시간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한 동안은 고통의 감정이 더 우세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 감정은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어 가게 되는데, 균형을 찾기도 전에 다시 쾌락을 느끼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만큼 고통의 감정이 더 쌓이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우리의 감정 시소는 고통에 더 기울어져 있는 불균형의 상태를 기본값으로 가지게 된다.
이 영상을 보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하고 있던 나의 모습이 도파민 중독 현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러닝머신 위에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일종의 보상처럼 보기 시작한 것이,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화장실에서, 잠들기 전에, 그리고 길을 걸어가면서까지 보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그리고 영상을 보면서 정작 하려고 했던 일을 제대로 못 하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는 고통의 감정을 늘 지닌 채로 살고 있었다.
이 영상을 끝으로 나는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도 함께 삭제하면서 ‘도파민 디톡스‘ 30일 챌린지를 시작했다. (렘키 박사의 말에 의하면 습관을 다시 만드는 데에는 적어도 3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앞으로 도파민 디톡스 챌린지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며 내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공유할 예정이다.
지금 무언가에 중독되고 있다고 느끼면 함께 챌린지를 시작해 보시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