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쇼가 아닌 진짜 리얼 뉴스였다. 한강작가의 노벨상 소식은.
'세상에, 한국 작가가'
'그렇게 젊은 분이'
'아시아에서 최초 여성작가라네'
'이름이 벌써 특이하잖아'
작가를 아는 사람들부터 책에 관심 없는 지인들까지 반응은 모두 반가움과 놀라움을 넘은 축하와 자랑스러움이었다. 뉴스 속 시민들 중엔 감격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K Pop, K Movie, K Food의 K Culture 에 이어진 K 문학의 쾌거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소식에 덩달아 가슴이 두근대며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으슥해진다. 배달민족이라서인가. 글로벌시대에 세계화가 일상인 지금, 단일민족 운운이 난센스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한강이라는 작가로 인해 오랜만에 즐거운 뉴스를 접할 수 있었으니 이 또한 별일이 되었다.
작품 속 진지함과 어둡지만 깊은 섬세함이 묻어나는 작가의 정서처럼 세상 속 그녀는 대중들에게 차분함과 겸손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수상 후 밝힌 소감 또한 평소의 모습대로 기쁨의 들뜸도 감격의 흥분도 없이 담담한 감사가 더 가슴을 울렸다.
"전화 통화가 끝난 후에 차를 마시려고 합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실 예정이고 오늘 밤은 조용히 기념하겠습니다"
노벨상 수상소식을 전한 담당자 제니 라이덴이 질문한 '어떻게 수상을 기념할 건가'에 대한 작가의 대답이 참 한강작가답다. 저런 극단의 침착함과 절제가 경지에 이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르게 태어나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사유가 삶이 된다. 글을 쓰는 일상이 즐거움이 되는 내 하루하루가 누군가의 글을 통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시간이 바로 성장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그녀가 추천하는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작품이다. 가장 최근 작품이어서 제안한다는 한작가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동나버렸다는 노벨상 수상 작가의 작품들이 언제쯤 서점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