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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보는 날

by 가히

미세먼지가 며칠 기승을 부리더니 바깥공기가 영 좋아지지 않았다. 걷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아침, 주말 이후 쌀쌀해진다는 뉴스에 주섬주섬 운동복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더 추워지기 전에 깊어가는 가을의 선선함과 자연의 고운 풍경을 즐겨야지 싶었다. 그래봤자 아파트 앞 호수공원 걷기지만 말이다.


나쁨으로 측정된 미세먼지 정보가 일러주었다.

'공기가 나쁘네요, 조심하세요'


나오면서 들고 온 마스크를 끼며 하늘을 본 순간 걸음을 멈춘 채 그 자리에 서고 말았다.

하늘의 구름이 상상을 초월한 환상적인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 하늘을 향했다..



걷다, 서다, 뒤돌아보다를 반복하며 그림 같은 하늘의 모습을 연신 핸드폰 카메라에 담았다.

한참을 하늘과 눈을 맞추다 공원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인간이 제아무리 자연을 훼손하고 오염된 먼지를 만들어도 계절에 따른 자연의 순리에 그저 감탄과 무한 감사가 느껴졌다.


오후 늦게 마트에서 본 하늘이 다시 한번 가슴을 울리게 아름다운 모습을 선사했다.


집에 돌아와 아침부터 심쿵으로 힐링했던 사진들을 모아 친구와 지인들에게 보냈다.

이곳저곳의 톡방에서 감탄사가 연발되었고 '대체 사진 찍은 곳이 어디냐'라고 아우성이었다.


"어디긴 어디야, 우리가 사는 동네 하늘이지!

오늘은 하늘 보는 날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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