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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 May 08. 2024

해야

2024_이야시크릿_09



탐스럽게 물든 색으로 비추니

서린 이슬 쓸어내고

마땅히 오른 나무 뒤로

그윽한 하늘 깔아주니

느지막이 내려앉아

기지개 펴기 딱 좋구나


쭈욱 늘어진 채로

한바탕 뒹굴고 나니

근질거리는 몸으로 올라

흠뻑 적셔 노리기 좋구나

빛나는 시선에 도망가는

어린 이들 두지 말고

이 앞으로 와 보태는

치열함에 홀리니

꿀꺽 삼켜 채우고 가겠다


내 자비로 넘어간 패는

꼭 돌아와

증명해야 할 터인데

어찌 뜨는 무지개로냐

어둔 밤 지새워

멸시해야 올 터냐

거기 두기 좋아 미룬 때를

잡아야 나올 터냐


혹 네게 멍든 말 전했다면

선 발톱으로 눌러줄 터니

부영 말고 모두 이르라

꺼이 이용해도 좋다

목 놓아 울어주니

잽싸게 달아나는 것 보아라


깨작 한 입 거리라

허언 속 드나들어도

두고 가는 네가 유독 그리운 날일지라

탐냈던 마음마저 쥐여주고

그리고 싶구나 해야

또 널 남기고 싶구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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