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럽게 물든 색으로 비추니
서린 이슬 쓸어내고
마땅히 오른 나무 뒤로
그윽한 하늘 깔아주니
느지막이 내려앉아
기지개 펴기 딱 좋구나
쭈욱 늘어진 채로
한바탕 뒹굴고 나니
근질거리는 몸으로 올라
흠뻑 적셔 노리기 좋구나
빛나는 시선에 도망가는
어린 이들 두지 말고
이 앞으로 와 보태는
치열함에 홀리니
꿀꺽 삼켜 채우고 가겠다
내 자비로 넘어간 패는
꼭 돌아와
증명해야 할 터인데
어찌 뜨는 무지개로냐
어둔 밤 지새워
멸시해야 올 터냐
거기 두기 좋아 미룬 때를
잡아야 나올 터냐
혹 네게 멍든 말 전했다면
날 선 발톱으로 눌러줄 터니
부영 말고 모두 이르라
꺼이 이용해도 좋다
목 놓아 울어주니
잽싸게 달아나는 것 보아라
깨작 한 입 거리라
허언 속 드나들어도
두고 가는 네가 유독 그리운 날일지라
탐냈던 마음마저 쥐여주고
그리고 싶구나 해야
또 널 남기고 싶구나 해야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