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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GGO Mar 16. 2022

비혼 주의였지만. 2

절대적이란 건 없다.

생각했다.


내가 결혼을 바라진 않지만 혹시나 내가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건 내가 나이가 많아서여서 아니고, 외로워서가 아니고, 주위 사람들이 부추겨서가 아닌, 조건이 맞아서가 아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서른이든 마흔이든 쉰이든.. 할머니가 되어서든. 


그리고 내가 결정적으로 자신이 없던 부분 중 하나가 나의 성격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많이 참아와서 그런가

나는 다혈질이고 화가 많다. 애정결핍이 있어 이성, 동성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집착한다.

자존감은 바닥을 친지 오래라 자존심으로 하나로 살았다.

난 가시가 많은 고슴도치 한 마리였다.



낮은 자존감은 남자 보는 눈을 낮추었다.

나름대로 신중히 고르고 고른 남자 친구들은 100일을 넘기지 못한 채 헤어졌다.

지나간 남자들 모두 좋은 사람들 이였지만 내게 좋은 남자는 아니었다.


나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잘 만나고, 잘 사귀고, 오랜 연애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자존감을 더 갉아먹었다. 아무리 내가 나 자신에게 '나는 좋은 사람이고, 아직은 좋은 남자를 못 만나봤을 뿐이야. 언젠가는 나의 모습 하나하나까지 사랑해줄 사람을 만날 거야.' 라며 위로해 봐도 낮아지는 자존감은 일어서지 못했다.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자꾸만 작아졌다.

매일 비교하고 비교했다.

나는..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나는 스물다섯이 되던 해 엄마에게 선언했다.

"엄마, 난 결혼하고 싶지 않아"

사실 이것은 비혼 주의라고 할 수 없다. 이건 무서워서 미리 방어하는 것이나 같은 행동이었다.

알지만. 그게 편했다. 바보 같은 생각인 것을 그땐 몰랐다.

내 마음이 확고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리가 났다.

나와 언니가 남자 친구가 있을 때 우리 뒤를 쫓아다니면서 반대하던 엄마는 내가 슬슬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가 오니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전제로 몇 년간 잘 연애하다 결혼하길 바라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었고 선언하자마자 엄마는 날 설득하다 화내셨고, 우셨다.

나는 서른까지 홀로 잘 지내다 베프와 같이 독립해 살거라 그랬고 나를 이해하시지 못하셨다.

엄마는 나에게 사랑하는 법을, 연애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은 채 내가 결혼하길 바라셨다.




그런데.. 그런데..

그 선언을 한지 불과 몇 달 만에 내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내 인생 처음으로 가족에게 인사시켰다. 

그 말인 즉 결혼하고 싶은 남자라고 소개해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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