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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GGO Apr 01. 2022

사주를 믿는 건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인격을 믿지

나는 혈액형, 별자리, MBTI, 심리테스트 등 여러 가지 성격, 성향분석 관련된 것들을 즐겨보곤 한다.


나를 이해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때도 있고, 비슷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보이면 신기함을 느껴서 일까

그렇다고 해서 무당을 찾아간다던가, 타로, 사주, 손금 등 을 보러 간 적은 없다.


어디까지나 내가 재미로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지 돈을 들여 나를, 내 앞날을 점쳐보는 건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실제로 점치러 가서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가볍게 받아들이지 못할 성격인 것을 아니까 재미로도 도전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ㅎ)




그러다 친구가 무료사주 사이트를 알려줘서 나의 짝꿍과 궁합을 봤는데 무려 95점이 나왔다.




실제로 나와 내 짝꿍은 결혼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신혼부부처럼 알콩달콩하게 지내며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쏟고 돌아오면 집에서 서로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서 없던 기력을 채우곤 한다. 핸드폰 충전하는 거처럼..


우리 궁합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표현은, '한쪽이 물이라면 다른 한쪽은 나무이고, 한쪽이 땅이라면 다른 한쪽은 비가 될 것입니다'인데 이건 마치 우리의 관계를 아주 명확하게 표현해주는 구절이 아니던가?!


나는 내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스타일이지만 되돌아오지 않은 사랑에 홀로 상처받고 시들어가는 타입이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데 다행스럽게도 내 짝꿍 같은 모 난구석 하나 없이 인품 자체가 좋아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스타일이고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겐 한없이 약해지는 그런 사랑꾼이다. 그래서 결혼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큰 싸움 한번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일방적으로 삐지곤 하지만..ㅎㅎ)


나는 이런 기분 좋은 사주를 봤어도 여전히 믿지 않는다.

재미로 봤고, 좋은 점수가 나왔고,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를 잘 표현해줘서 기분이 좋지만 이건 소중히 캡처하고 기록해 둘뿐.


사실, 그 누구와도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내가 내 짝꿍을 만나 결혼하고 여직 잘 지내고 있는 것은 나도 매일 놀라는 편이기에 (어제도 생각했지만- 그때 내 짝꿍을 만나지 못했다면 여전히 나는 혼자 살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혼자 살 생각을 했을 만큼 내 짝꿍은 유일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운명 같은 만남. 운명 같은 남자. 운명을 믿을만하건만.


그래도 태어난 날로 내가 누군가와 잘 맞고 안 맞고를 믿지 말자. 

상대방의 가정환경, 주변 환경, 개인이 타고난 성격, 주위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향, 모든 것이 합쳐져 하나의 인격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본 성격, 성향 그리고 인품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지 내가 몇 년, 몇 월, 며칠에 태어났다고 우리의 운명이 갈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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