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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GGO May 04. 2022

좋은 배우자

그건 바로 나의 남편

어느덧 나는 결혼 3년 차가 되었다.

나는 비혼 주의였지만 나의 남편을 만난 후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고 여전히 사랑하며 살고 있다.








사랑엔 유통기간이 있다고 믿던 나는,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 나는 연애 초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나를 사랑한다 말하지만 3개월이 지나면, 아니 6개월이 지나면 지금처럼 사랑한다는 말이 줄어들걸? 우리가 사랑한다는 말을 좀 덜 하더래도 좋은 감정을 여전히 느끼는지 알려면 1년은 만나봐야 해"


그러자 나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너라고 확신했어.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거고 두고 봐. 우리는 여전할 거야"






1년이 지난 그날, 나는 이렇게 말했다.

"1년 동안 잘 만난 거 보니 우리는 잘 맞나 봐. 하지만 이것은 사랑의 세포가 불타고 있기 때문일 거야.

사랑의 유통기한은 2년이래.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어느덧 의리로 만날 수도 있어'



그러자 나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단순하게 사랑하는 게 아닌 나의 한평생 동반자로 여기고 그렇기 때문에 평생을 아끼고 존중하며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야. 두고 봐, 2년 후에 우리는 여전할 거야. 아니 더 뜨거워질 거야."







우리는 결혼했고, 나는 결혼 초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나는 이렇게 한 사람을 오랫동안 사랑한 게 처음이야. 하지만 연애와 달리 결혼하면 많이 싸운대.

연애 때 안보이던 습관들이 결혼하면서 많이 보인 다나 봐. 내 친구들은 하다못해 케첩을 실온에 보관하냐 냉장고에 보관하냐부터 치약 뚜껑을 닫는지 안 닫는지부터 사소한 거 하나하나로 싸운대. 그러다 보면 많이 부딪히고 싸우고 질리나 봐"


그러자 나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우리가 사소한 부분에서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대화를 하고 맞춰나가자.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우리는 잘해나갈 수 있어. 나보다 더 소중한 너를 위해 내가 더 노력할게"







그리고 지금은 결혼 3년 차이고, 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어느덧 결혼 3주년을 보내며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지. 하지만 아이가 있으면 그땐 정말 많이 싸운대. 벌써 무섭다."


그러자 나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같은 커플은 또 어디에도 없을 거야. 남하고 비교하지 말자.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나는 너를 여전히 나보다 더 사랑해. 나의 보물, 우리 닮은 아이들과 지내게 된다면 더욱더 행복할 텐데 무슨 걱정을 해?"

















나의 부모님은 우리를 사랑으로 키워주셨지만 애정표현이 적은 분들이셨다.

스킨십도 없고 사랑표현도 없으셨다. 전형적인 옛날 스타일의 무뚝뚝한 분들이었다.

사랑을 표현하시는 방법이 잔소리셨다. 


나의 전 남자 친구들은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나에게) 좋은 남자는 아니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독립적이지 못하고 애정에 질척거리다 상처받은 나였다.


나는 나 자신에게 확신이 없는 자존심만 높은 아이였는데 나의 남편은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줬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걱정하는 나를 내 남편은 끊임없이 안심시켜주었다.


나의 남편은 부드럽지만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단단한 사람이다.

콕 찌르는 것도 엄청 엄청 아파하는 엄살쟁이지만, 흔들리는 나를 지탱해주는 튼튼한 버팀목이다.




여전히 나는 내 남편이 아니었다면- 그가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혼자 살기를 갈망했을 것이다.

그동안에 관계에서 왔던 좌절감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나의 남편을 만났고 지금의 나는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소극적이고 남의 말 한마디에 휘둘리지만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자존감이 생겼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내가 어떠한 선택과 행동을 해도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이가 바로 옆에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 것이다. 


좋은 배우자란 그런 것이다. 내가 나로 바로 설 수 있게 믿어주고 신뢰해주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내 반대쪽에 서도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


부모님, 친구들, 형제자매 모두 한평생 내 곁에서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배우자가 중요한 것이다.

길게는 24시간 같이 있는 사람이 나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면 그게 무슨 좋은 관계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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