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민 Mar 02. 2021

어릴 때 관심가졌던 것으로 돌아간다

김정운 저자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에서 우리는 어릴 때 관심가졌던 것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 문장을 접하고 보니 와이프가 주택으로 가고 싶어하는 이유가 명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나의 어릴적 집은 마당은 없었지만 주택에서 생활했다. 방하나에 거실 하나의 구조에서 우리 네 식구는 생활했다. 부모님은 우리들 편히 자라고 거실에서 냉장고와 함께 주무셨다. 겨울이 되면 너무 추웠던 집이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형제에게는 정말 중요한 공간이였다. 형제들이 어릴때면 엄청 뛰었을 텐데 우리 형제는 층간소음 걱정 안하며 마음껏 뛰어놀았다. 


푸르른 잔디가 있는 마당은 아니였지만 우리는 집이 아닌 공간에서 미니 농구대를 만들어서 농구도 하고, 탁구다이를 사서 늦은 밤까지 탁구 치며 놀았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운동하며 놀았다. 그렇다보니 나에게 있어서 집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였다. 


나의 내면에 숨어있던 이런 감정들이 결국은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와이프가 주택으로 가자고 했을 때는 추운 겨울만 생각했다가도, 아이들 뛰어노는 걸 보니 나의 어릴적 추억이 오버랩된다. 내가 어릴적 집에서 마음 껏 뛰어놀아듯이 내 아이들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어릴적 재밌고, 즐겁고, 흥분했던 경험이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릴때 많은 경험을 해야한다. 아파트에 살면 아파트 공간에 있는 것 밖에 못 본다. 그러나 자연과 함께 살면 자연을 볼 수 있다. 아파트에서 바라보는 콘크리트 벽과 주택에서 바라보는 콘크리트 벽은 다르다. 아파트와 주택 사이에는 자연이 있다. 이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 간격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이 간격을 명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아파트에 갇혀사는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아파트 안에서 했던 생각과 행동만 할 것이다. 창살없는 감옥안에서 바보상자만 쳐다보고 음식은 배달시켜 먹으며 노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는 자연에 관심을 안 갖을 것이며 사계절의 변화를 체험하지 않으니 여행도 다니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해 주택에서 생활해본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이 집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문만 열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앞 마당이 있고, 우리집에 새, 고양이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사계절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앞 마당에 핀 꽃이나 나무들을 보며 자연을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도 자연을 생각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자연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지구는 각종 이유로 파괴되어지고 있다. 이런 자연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이다. 우리들이 조금 덜 먹고, 쓰고, 절약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큰 병을 앓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어릴적부터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셋째가 찾아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