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그리고 시작
공무원 계약이 종료되었다. 그토록 바라던 자유를 얻었다. 프리랜서의 삶이 시작되었다.
공무원증으로 수시로 드나들었던 청사는 이제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신분이 바뀌는 순간이다. 공무원이었을 때의 나는 괜찮은 삶이었다. 민간인 신분인 나 역시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괜찮았다.
공무원이었을 때 좋은 점은.. 월급이 제때 나왔다는 것? 힘들었던 점은 그것 외에 모든 것? 이라고 말하기에는 매우 단편적인 서술이다. 나는 공무원이었을 때 다 좋았다. 늘 겉도는 느낌이었지만, 충실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내가 챙겨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모든 것이 괜찮았다.
감정 컨트롤은 기본이려나
가끔 화 나는 일도 있었지만, 그 때뿐이었다. 화를 내기도 했지만 그 다음은 잊으려고 애썼다. 욕을 들어도 무시당해도 참지는 않았지만, 감정을 지속하지는 않았다. 조직의 특성상 멀리하려고 해도 얼굴 안보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감정을 가지고 있어봤자 일에는 1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의무의 이행은 당연
공무원이었을 때 안좋은 점은 그저 나 스스로의 문제일 뿐이다. 매년 재산신고를 해야했는데 번거롭고귀찮았다. 부채만 가득하였기에 그러했다. 누군가가 내 치부를 들여다 보는 것 같아서 재산신고할 때마다 누가 볼까 부끄러웠다. 실제로 누군가 본다…재산신고는 당연한 것이었기에 귀찮지만 열심히 신고했다.
이제 나는 길 위에 있다.
언제나 그렇듯 끝이 있으면 또다른 시작이 있다. 나는 기꺼이…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