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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04. 2021
780억에 판매된 디지털 아트(feat. NFT)
블록체인과 미술시장의 변화
미술 이야기가 나오니 <미대오빠 법대언니>인가 싶으시겠지만,,,저는 김변입니다.^^(ㅎㅎ)
오늘은 저도 조금은 미술시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들의 투자광풍을 비롯해서 블록체인이 화두가 된 것은 이미 오래입니다. 3-4년전부터 대중적으로도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왔고,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일하느라 바쁘고, 당장 내 업무와 상관없고,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가 아니었기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은 블록체인 기술이 변화시키고 있는 세상, 특히 그 중에서도 미술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780억에 판매된 디지털 예술작품
유명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 본명 Mike Winkelmann)의 디지털 작품이 지난 2021년 3월 11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한화 약 780억원)에 팔렸다고 합니다. (비플은 다수 유명브랜드 및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티스트라고는 하지만, 이 뉴스를 보기 전까지 사실 저는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
디지털 작품이 7억(아니..사실 7천만원)에 팔려도너무나 놀라울텐데, 70억도 아니고 780억이라니요!
(심지어 이 가격은 생전 작가가 판매한 작품 중 세계적으로 3번째로 비싼 가격이라고 합니다)
780억원에 판매된 Beeple의 디지털 작품(Everydays)예술품의 가치야 말로 매우 주관적인 것이니, 제가 평가할 것이 되지 못하지만, 5000일 동안 그린 그림의 콜라주로서의 가치를 고려하더라도 780억원이나 되는 가격이 놀랍고, 그것을 지불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혼자서 또 놀랐습니다(더군다나 실제 판매된 것은 위 5000여 그림의 JEPG파일(디지털파일)의 소유권이니까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인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도 본인의 음악이 들어간 디지털 작품 <War Nymph>를 5.8백만 달러(한화 약 65억원)에 판매하였습니다(관련 기사). 심지어 이 디지털 작품은 20분만에 팔렸다고 하네요.
Grimes가 $5.8백만 달러에 판매된 디지털 작품 "War Nymph"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기존의 상식으로는 도저희 이해되지 않지요.
디지털아트라는 것은 그 속성 상 원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얼마든지 복제가 용이하기 때문에 소유권이 나에게 있다고 주장하기가 매우 어렵지요(인터넷 상에서 디지털파일들이 얼마든지 복사 및 배포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지요).
JEPG파일로 된 그림이 있다고 할 때, 법률 상 그 그림의 "저작권"이 원작자에게 있는 것은 맞지만, 해당 JEPG파일의 소유권을 다른 이에게 판매하여 해당 작품의 소유권을 넘긴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미술관에 전시할 수도 없는 디지털파일을 사는 것이지요!그런데, 이것을 가능하게 한 블록체인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NFT 라는 것입니다.
NFT(Non Fungible Token)이란?
NFT(non-fungible token)는 한국말로는 대체불가능토큰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불가능한 특정 암호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위/변조가 불가능한 것이 핵심인데 이를 활용하여,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블록체인 상에 저장함으로서 위조 및 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이를 영구보존하고, 그 소유권을 탈중앙화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참조: 위키피디아).
기존에 시중에서 많이 투자 및 거래를 하는 다른 블록체인 기반 코인들과 가장 다른 핵심은 "대체불가능성"에 있고, 그것이 해당 작품의 보증서 역활을 해주게 됩니다. 즉, 우리가 투자를 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같은 암호화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과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는 동일하고 교환이 가능합니다. 화폐와 같기 때문이죠.
하지만, NFT의 경우 해당 코인은 다른 코인과 '대체 불가능한' 별도의 인식 값을 갖게 되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NFT는 유일무이한 것이 되고, 희소성을 지니게 되어 그 자체로 독자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대체불가능성이 바로 용이하게 복제 및 배포가 가능했던 디지털 작품들에 대한 "원작 인증" 및 "소유권"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내가 그린 디지털 작품에 대한 NFT를 팔게 되면, 비록 디지털 작품 자체는 온라인 상에서 복제 및 공유가 용이하더라도, 그 디지털 작품에 대한 소유권은 유일무이하게 NFT를 소유한 자에게 있다는 점이 증명되는 것이고, 거기서 바로 "자산"의로서의 가치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이걸 읽고 나서도, 이게 다 무슨 말이냐- 나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라고 하셔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만(네, 사실 저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ㅎㅎ), 놀랍게도 이러한 미술시장에서의 NFT 거래 규모는 2017년 4천만 달러에서 2019년 2억 5천만 달러(약 2,841억원)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비플과 같은 디지털 아티스트 외에 기존의 세계적인 거장 아티스트인 데미안 허스트도 NFT로 자신의 예술작품 판매를 한다고 하니(코리아 헤럴드 기사), 단지 일부 젊은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활용하는 방안이라고 단순 치부하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미술시장뿐만 아니라, 창작과 판매 방식의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NFT 작품은 어디서 살 수 있는가: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 Gateway)
NFT 암화화기술이 적용된 작품들은 도대체 어디서 사고 팔고 있는지, 나도 살 수 있는지 궁금하실텐데요, 현재 전용 경매 플랫폼인 니프티 게이트웨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네요.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지금도 다양한 암호화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디지털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어요.
Nifty Gateway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디지털 작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니프티 게이티웨이 외에 OpenSea라는 거래소도 있습니다. 그 외에 Supperrare,Rarible, Makersplace 등도 있고, 각 플랫폼마다 작품 심사 여부 등에 따른 진입장벽, 작가 입장에서의 작품등록비 수준 등이 다르다고 합니다.
NFT 플랫품 (출처: https://blog.naver.com/fdfd1013/222288193839)NFT로 변화될 미술시장의 미래
미술시장의 판매방식과 그 대상에 분명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몰라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품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서도 순수 디지털 작품을 NFT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서울옥션은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NFT 시장에 진출했지요(기사). 다만, 이런 큰 경매회사들의 진출보다 더 의미있는 변화는 그 동안 오리지널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디지털 작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거래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디지털 작품들의 판매가 가능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NFT 방식을 통한 판매는 어쩌면 기존 갤러리들을 통하지 않고 창작자들이 직접 소비자(콜렉터)들에게 자신의 작품들을 판매할 수 있게 함으로서 기존 예술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이자 중개인인 갤러리들을 배제한채 직거래가 가능해진다는 점이에요. 이런 점은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적 정신- 탈 중앙화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실제로 갤러리의 문턱으로 인해 작품을 전혀 판매하지 못했던 개인예술가들이 NFT를 통한 판매를 통해 이전보다 높은 경제적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해요.(BBC Korea 기사: NFT: ‘가상화폐 작품 판매로 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아니면, 다른 의미로 NFT 플랫폼이 중개인으로 등장함으로서 단지 플레이어의 변화!만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NFT 는 NFT에 다양한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를들면, 소유권이 이전될때마다 창작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하는데(원작자에 대한 로열티 지급), 이 경우 창작자는 한 번 소유권을 판매한 이후에도 작품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어느정도 공유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NFT를 담보로 다시 NFT를 발행해서 작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하니, 예를들면 앞서 780억에 팔린 비플 작품에 대한 NFT를 담보로 100개의 NFT를 발행하면 매우 고가의 작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여러명이서 같이 소유(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수십, 수백억원대의 고가 예술품에 대해서도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어 예술품 투자에 대한 문턱이 낮아질 수도 있겠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변화들이 있을텐데, 좀 더 상상력을 더해서 고민해봐야 겠어요. :)
급변하는 시대, 변화하는 패러다임
과연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들일까?
지난 주 싱가포르에서 가족들과 호텔에 staycation을 갔습니다. 이제 막 9개월이 된 아가가 호텔에 놓인 전화기가 처음보는 것이니 좀 흥미를 보이더라구요. 요즘 집에는 전통적인 전화기가 없으니까요. 아기가 전화기를 가지고 놀던 생각이 나서 (스마트폰 형태가 아닌) 송수신기가 달린^^ 전통적 형태의 전화기 장난감을 사주었습니다. 물론 아이가 아직 매우 어리기 때문이겠지만, 아가는 수화기를 얼굴에 대야 하는 것도 따르르릉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한다는 것도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