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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ra gamsung Jul 25. 2024

문고리에 대하여

문을 열려면 문고리를 내려야 한다

'문'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을 구분해 주는 것

혹은 나의 공을 외부와 차단해 주는 존재다.


우리의 마음에도 '문'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쉽게 열리는 문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굳게 잠가버린 문이 될 수도 있다.


안에서 문고리의 잠금장치까지 잠가버리면,

사실상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뭘까.


어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책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사진만 남고, 어떤 책인지는 잊어버렸다..)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이다.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에 정확하게 눈을 포개고 공감할 때
사람의 속마음은 결정적으로 열린다.
공감은 그 문고리를 돌리는 힘이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의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그래서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



나는 [사람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귀는 것.]

이라는 문장에 굉장히 도취해 있었다.


그래서 음.... 납득이 안 가는 상황 일지라도

넘길 수 있는 그런 힘을 얻게 된 문장이었기에,

내가 싫어하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힘을 준 문장이다.


저 문장은 가끔씩 아주 필요하다.


그런데, 저 책에 있는 글을 보고

다른 면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살다 보면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 같은 경우엔 그 사람을 너무 잘 알고 싶어서

그 사람의 상황이라면 어떤 느낌일지 어떤 감정일지 잘 이해해하고

대화를 하고 싶어서 '이해'해보려 한다.


상대방의 상황을 1000% 이해한다는 건 사실상 말이 안 된다.

왜냐면 나는 그 사람의 상황에서 단 하루도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 책에서도

공감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라고 표현을 했을 것이다.


사실 굉장히 어렵다.

공감과 이해는 해도 해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함부로 너의 상황에 공감한다. 이해한다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 말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개는 끄덕이되, 말은 아낀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이 엄청난 상상력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N이라서 다행이다.

금방 감정이입이 되는 것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상하며,

만약에 나라면이 자동으로 되는 것도, 처음엔 이 감정이입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감사한다.


그것이 내가 당신의 입장과 상황과 감정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이해해보려고 한다는

내 걸음이니까 말이다.

그것이 거짓이 아닌 진심이라는 것도 말이다.


또한

나는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죽음의 모호한 시기를 앞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이고, 한 번의 만남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생의 한 일부분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겹친다면, 나는 최선을 다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문고리를 돌리는 힘은 아마

이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공감하려 노력하고,

그렇기에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상대방에 마음에 닿으면

사랑은 열린 문~~~~ 처럼 오픈 더 도어 해주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과 이 시기는 지금만 겪을 수 있는 나의 감정이기에,

아무리 똑같은 행동과 만남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한다 해도

이 감정이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가 느낀 그 시간에 그 감정은 '단 한 번'이기에,


나는 귀하게 여긴다.


어떤 식으로든 나와 자신의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먼 기억 속에 잊힐지도 모르지만,

나라를 사람을 떠올렸을 때 좋은 감정, 좋은 호르몬만 나오길 바란다.


'영현' 영원할 영, 밝을 현 eternal sunshine.

내가 좋아하는 영 K의 이름 뜻이다. (ㅎㅎㅎㅎ어쩜...ㅎㅎㅎㅎㅎ)


Eternal sunshine!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냐만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나를 떠올렸을 때

밝은 기운만은 영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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