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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Nov 06. 2019

오늘회, 포장재 다이어트하다

생존을 위한 패키지 리뉴얼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오늘회는 최근에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포장재를 대폭적으로 변경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쓰던 것을 가능하면 종이, 2개의 부자재를 쓸 것을 1개로 줄이는 것으로 신선배송이 오늘회의 핵심인만큼 내외부적인 챌린지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신선배송은 허점이 매우 많습니다. 냉장탑차를 통해서 이동하더라도, 다시 고객의 집앞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있기도 하고 냉장탑차를 통해서 이동하는 와중에도 상자내 보냉제가 들어있는 상태로 수송이 되는 등의 비효율이 어마하게 발생하죠. 비효율은 곧 비용임을 의미합니다.


종이는 친환경적인 소재라고는 하지만, 제가 어렸을 적을 떠올려보면 종이를 많이 쓰게 되면 나무를 많이 벌목하게 되니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쓰고 재활용을 하자는 운동도 있었죠. 이것이 다시 오늘날에 와서 종이를 쓰는 것이 친환경의 트렌드가 되는것이라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회 패키지가

신선하게 느껴졌던 이유


오늘회는 쉽게 부패하기 쉬운 수산물, 회를 배송하다 보니 보냉제나 보냉봉투, 스티로폼박스 등이 필수불가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초반에 오늘회를 서비스할 때, 생각했던 가설

- 수산물도 상품처럼 소분되어야 하고 포장되어야한다

- 표준화된 상품이어야 고객이 불안감없이 구매를 쉽게 할 수 있다

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포장과 패키지가 들어가야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객들에게 전달됬던 수산물들이 없었고,

항상 고객님들이 오늘회는 깔끔하다고 느끼시는 좋은 포인트가 되었어요.

초반 오늘회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기도 했습니다.


오늘회 초기 패키지 형태  : 나름 당시에 호평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늘회를 카피한 경쟁사의 패키지. 색깔만 다릅니다. 지금은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생각보다 이것이 업계에서도 그럴듯하다고 생각하셨나봐요.

많은 후발업체나 이전 경쟁사들에서 오늘회 패키지를 너도 나도 따라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은박봉투에 회사 패키지를 붙이고 그 중간에 상품정보를 안내해주는 스티커가 붙는 것은 후발주자들이 반드시 따라하는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오늘회의 배송시스템마저 따라한다고(?) 어필하는 후발주자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오늘회가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1) 선두주자를 후발주자들이 따라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근자감에

(2) 이렇게 해서라도 수산배송 시장이 소비자에게 접점을 만들고 커지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생각이었고, 결정적으로는


패키지 디자인은 오늘회의 본질이 아니므로

대응할 리소스를 투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회 고객님들은

오늘회가 빠르게 배송되고, 서울 이외의 지역에도 서울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정말 다양한 상품이 빠르게 올라오고, 오늘회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있기 때문에

오늘회를 좋아하고, 구매해주시니까요.


패키지가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떻습니까.

더군다가 후발주자들이 오늘회의 위협이 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거의 1년 반동안은 업체들이 따라하면 따라하는대로 그렇게 두었습니다.


새벽회고 저녁회고 다 쓰세요. 오늘회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따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다가 오늘회가 패키지를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정말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유였습니다.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더라고요.



위의 고객님 사진만 해도, 3개의 상품을 구매하셨는데

  은색 보냉봉투가 3개

  보냉봉투 안에 보냉제 최소 3개

  겉에 보냉제 1개

  각 상품을 담은 플라스틱 용기 3개

  흰색 봉투안에 소스통 5개과 비닐을 생각하면

최소 버려야할 것이 적어도 15개 이상은 나오는거죠.


그러다보니 과연 구매한 상품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 바람직한가 싶었습니다.

신선하게 가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온도유지만 되면 걷어낼 수 있는 것들은 걷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저렇게 꽁꽁 싸매도 보냉온도가 극적으로 유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바뀌게 된 오늘회 패키지는 이렇습니다.


이전에는 각 상품별로 보냉봉투에 담고, 그 안에 각각의 보냉제가 있어서 부피도, 버려야할 것들도 많았는데, 오른쪽의 형태로 매우 간소화시키게 되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의 상품 포장방식을 따져보면 이렇게나 줄일 수 있게 되어요.


오늘회에서 쓰던 아이스젤은 이전에는 친환경 아이스젤이 아니었고 꼭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려야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 패키지를 변경하면서 전분 아이스젤로 변경완료했습니다. 전분이라서 가볍게 가위로 잘라 하수구에 내용물을 버리고 남는 팩은 종이로 분리수거 하시면 됩니다. 




이것이 굉장히 고객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더라고요. 저희는 항상 고객님들이 오늘회를 받으신 익일에 CX팀에서 고객경험이 어땠는지 전화로 꼭 여쭤보는데, 전분아이스젤의 편리함과 혜택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셨었습니다.


수산물임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패키지를 쓰지 않는 도전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요.

이미 종이패키지로 회를 포장하는 것은 여름시즌부터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스티로폼도 쓰기 싫고, 플라스틱도 너무 과하다. 간결하게 가기 위해서 정말 많은 종이 용기를 테스트해봤는데, 심지어 오늘회에서 매입해서 쓸 수 있는 패키지는 없더라고요.


회를 담으려면 용기의 높이가 낮아야하는데 전부 샐러드용으로만 나오다보니

용기의 깊이는 깊고, 뚜껑 높이는 높고 산넘어 산이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4개월을 미친듯이 고민하다가 이제는 오늘회에 맞는 뚜껑을 중국에서 수입할 수 있게 되었어요.


중국에서 샘플을 받고 주문하는 그날, 개인 인스타에 감격의 소회를 올렸습니다.


회나 수산물을 담는 용기를 계속해서 종이로 바꾸는 건 오늘회가 처음 시도했고, 앞으로 수산업 쪽에도 종이패키지로 나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갈길이 멀지만 가야하는 길이지요.



계속 테스트해보면서 고객에게 이렇게 도착해도 괜찮은지 자문하고 자문합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네, 있습니다.

경제적이라서요.



오늘회 패키지 다이어트는 친환경 트렌드를 맞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거든요.


결국 저희가 오늘회를 전달하기 위해서 구입하는 부자재 비용이 발생하고,

고객님들은 이 부자재들을 버리는데 비용이 발생합니다.

직접적인 돈이 드는 것이 아닐 순 있어도 버리기 위한 일회용품 부피, 버리러 나가기 위한 시간, 노력 등이 모두 비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효율화시키면 오늘회도 고객님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회가 부자재 비용을 줄여서 상품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고객님들이 그 혜택을 받으면서도 기타 부수적인 경험이 좋아져서 오늘회를 다시 구매하시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오늘회는 오늘회 생존을 위해서 패키지 리뉴얼을 도입해서 시도했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늘회 응원하고 지지해주세요.




* 스티로폼 박스도 대체할 예정입니다. 단, 선도가 매우 중요한 상품들이라 겨울시즌에 교체할 예정이에요.

현재로는 단열이 가장 잘 되면서도 상품을 보호할 수 있는 상자는 스티로폼 박스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정말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오늘회가 패키지를 바꾸면서 같이 진행한 BI 리뉴얼 작업에 대해서도 소개하겠습니다.

오늘회로고는 왜 포항 호미곶처럼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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