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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말하는 '나'란?

아는 만큼 보이는 노후의 내면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는 책들이
너를 말해준다”(괴테)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글귀다. 지금의 내 위치를 진단하고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위의 글귀대로 자신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내 곁이 있으면서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식구 이외에 만나는 친구들은 몇이나 되나? 어릴 때야 부모가 나를 기르셨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자식들이 있다고 해도 독립하거나 출가하게 되면 대부분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결국 부부이거나 혼자 남는다. 그렇다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혼자 살아갈 수는 없기에 사람들을 만난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기쁘거나 슬플 때 내 기분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은 나의 내면을 함께 살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가 자주 가는 곳? 매번, 매일 또는 한 달에 최소한 한 번 이상 가는 그런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곳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각자 즐겨 가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즐겨가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거나 추억할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또 다른 이유로 각자가 즐겨 가는 곳은 있다. 그런 곳이 어떤 곳인지? 그곳은 나를 어떤 기분으로 만들어주는지? 함께 가는 사람,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지? 무엇을 하기 위해 그곳으로 가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결국 자신이 보인다.


내가 읽는 책.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가외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책을 읽고 있다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종류의 책을 주로 읽는지? 지금 손에 들고 책을 읽고 있다면 그게 바로 나다. 그 책의 제목이나 내용이 지금 자신의 생각이나 바람을 대변하는 셈이다.


(copyright.서정렬) 코로나 시대, 집콕하면서 공기정화를 위해 가드닝을 선택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가드닝은 온전히 자신에게로 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시골식당 창가 화분)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의미하는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거리로서의 곁이 아니라 인지거리로서의 곁을 의미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만큼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자주 가는 곳’도 마찬가지다.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장소의 의미다. 그곳을 찾는 개인적인 추억의 깊이를 의미한다. 반복해서 자주 들른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도 마음 편한 곳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읽고 있는 책’은 자신의 생각이 머무는 자리다. 소위 ‘생각이 꽂힌 방향’이자 ‘생각의 깊이’다.


바로 지금 주변을 보자.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바로 지금 떠난다면 갈 곳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지금 내 책상 위 또는 가방에는 어떤 책이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진정한 노후 준비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1. 제목 배경 사진으로 쓰인 괴테의 '말'의 변용은 2010년 가을에 교보문고 광화문 현판에 사용된 것이다. 

2. 이 글은 2021년 5월 16일 부산시에서 발간하는 [부산시보]에 실린 '시니어 경제'관련 칼럼의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임을 밝힌다.

   https://www.busan.go.kr/news/pdfviewer?articl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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