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동산시장, '금리'가 문제다

-"바보야, 이제부터 문제는 금리야"-

'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서운 놈이 나타났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나온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방안’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와 증가속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가계부채(가계신용)는 1년 전보다 9.5% 증가한 1765조 원을 기록해 코로나19 발생 후 분기 기준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수치는 정부가 설정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목표(5~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은 공급 타이밍을 놓친 정부의 ‘정책 실패’ 탓이 크다.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성 대책을 25번이나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규제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규제의 역설’이 작동됐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저금리 기조였다. 나빠진 경제 체질에 코로나가 까지 덮친 상황이니 내수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라도 확장재정과 저금리 기조는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코로나 이전부터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세상 일이 그렇듯 ‘때’가 있다. 마냥 저금리를 유지할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세계적인 경고다.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예상대로 올해 4%대 실질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면 하반기 중 한 차례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선제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고 있다. 선제적 금리 인상 이후에는 긴축 발작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의 조정 속도와 보조를 맞춰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방향이 적절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올 연말을 전후해 최소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는 주택거래와 역 상관관계다. 금리가 낮으면 주택수요가 늘고 금리가 높으면 주택수요가 감소한다. 바로 원금에 ‘이자’까지 붙어 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내 돈으로 내가 산다는 ‘내 돈 내산’은 주택에는 그래서 해당되지 않는다. 1~2억 도 아닌 집을 내 돈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은행 빚을 끼고 산다. 대출을 받는다. 주택담보대출이다. 그러면 은행 이자를 내야 하는데 그 이자 갚을 능력이 되지 않으면 못 갚는데 아니라 집을 못 산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대출을 얼마나, 몇 년 상환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집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정된다. 주택 가격이 여전히 오르니 주택을 사야겠다는 실수요자들이 아직 많은데 금리가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갚아야 할 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저금리 상황에서 ‘빚투(빚내서 투자)’했던 사람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copyright. 서정렬)  재생된 '문화비축기지'(상암동) 뒤로 삐쭉 선 아파트가 보인다. 그렇다고 문화적 가치보다 아파트가치가 높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다는 얘기다.


그래서 문제다. 약 1700조의 가계부채 가운데 청년층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새롭게 가계대출을 받은 신규 대출자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9.5%, 2018년 51.9%, 2019년 56.4%, 지난해 3분기 58.4%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세대 가운데 내 집 마련하겠다는 상당수의 수요자가 빚투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금리에 따른 낮은 이자 부담을 기반으로 상승하는 집값을 지렛대 삼는 레버리지 투자로 상쇄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 수요가 위축된다. 이것은 금리 인상 이전에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과는 별도의 결과다. 아직 내 집 마련을 못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 자체가 이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매수 시점을 미루게 된다.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니 이때부터 주택 가격은 일부 지역에서부터 빠지기 시작한다. 집값 하락 소식은 더 많은 수요자들로 하여금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그리고 자극한다. 집 살 때가 아니구나 하는 심리가 더욱 확대되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는 시장에서 줄어드는데 팔겠다는 매물은 늘어난다.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영끌’, ‘빚투’한 선의의 피해자가 지역 실수요자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1. 사진과 사진에 대한 해설은 개인적 코멘터리임을 밝힙니다.

2. 이 글은 양산신문 부동산칼럼임을 밝힙니다.

    http://www.yangsa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1431


매거진의 이전글 집값 또 오른다면 ‘ㅂㅂㅅㅂ’때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