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서브 캐릭터) 통해 다양해지는 부동산 시장-
본캐(본 캐릭터)말고 부캐(서브 캐릭터)로 부동산을 설명하다
요즘 ‘세계관(universe)’이 대세다. 세계관에 빠진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사전적 의미로서의 세계관은 ‘자연적 세계 및 인간 세계를 이루는 인생의 의의나 가치에 관한 통일적인 견해’로 풀이된다. 어렵다. 쉽게 풀자면 자신이 주변에서 별생각 없이 주워 들어 이해하는 모든 것도 세계관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받아들이는 주관이나 느낌도 중요하다. 주로 많이 언급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나 어벤저스로 유명한 마블 영화 등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게 오히려 이해가 쉽다.
방탄소년단은 불안정한 청춘의 단면을 'BU 세계관' (BTS Universe)에 담았다. '학교' '화양연화' '윙스'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시리즈 등에 담아냈다. BTS의 이러한 세계관은 국내외 음악팬들이 방탄소년단을 선호하는데 기여했다. 팬덤 유입에 매개가 된 셈이다. 친숙한 스파이더맨 등의 히어로를 갖고 있는 미국 마블 스튜디오의 ‘유니버스 전략’이 바로 마블의 세계관인 셈이다. 마블이 여러 히어로들을 묶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활용해 영화, 만화, 드라마, 게임을 생산하며 두꺼운 팬덤을 형성하는 것이 세계관의 확장인 것이다. 먹는 방송인 TV 예능 〈맛있는 녀석들〉이 시청률이 높아지자 출연자 중 한 명을 메인으로 하는〈오늘은 운동 뚱〉이 기존 본캐(본 캐릭터)와 새로운 부캐(서브 캐릭터)로 구분해 스핀오프 한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도가 바로 세계관 형성의 확장과 관련된다.
세계관이 부동산 분야로 까지 확대,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세분화되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세계관의 형성 조건은 ‘스토리(story)’다.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거나 스스로 납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의 시작은 역시 ‘집’에 대한 강한 소유 욕구로부터 비롯된다. 최근의 집값 상승은 ‘집이 있느냐(소유) 없느냐(임차)’로 양분되면서 내 소유의 집이 없을 경우 상대적인 뼈저림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집콕이 많아지면서 집과 관련된 방송으로서의 ‘집방’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집방들이 ‘그래, 집은 있어야 돼’ 거나 ‘집이 있다면 저렇게 인테리어를 해야지’ 등으로 생각이 즉, 세계관이 확장되도록 자극한다.
물론 집 이야기(스토리텔링)의 극적 플롯(plot) 구성의 단초는 역시 최근의 폭발적인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가격이 7억대에 진입했으며 서울 아파트 절반이 10억 이상이라는 것은 그냥 팩트다. 이런 폭발적 상승이 주택 소유를 부채질하고 이때 집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실패자’가 될 수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부동산, 부동산시장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TV 예능은 바로 이러한 지점을 꿰뚫었다고 할 수 있다. 집을 구하고(‘구해줘 홈즈’), 집콕하면서 집밥(집밥 백선생), 혼밥(백파더)으로 먹방(맛있는 녀석들)이나 쿡방(온오프 성시경, 편스토랑)을 즐긴다. 나만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집에서 며칠을 살아보거나(나의 판타집) 심지어 서울에 내 집이 없어도 좋다고 위로(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하기도 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공기정화를 위한 반려식물들을 들이거나 인테리어를 고치는(바꿔줘 홈즈) ‘홈방’ 방송으로까지 그 세계관이 확장되고 있다. 심지어 외부 활동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집 밖에서 자고 먹는 캠핑 방송(바퀴 달린 집, 나는 차였어)으로 까지 넓어지고 있다.
방송으로서의 ‘집(부동산)’에 대한, 정확히는 ‘가격이 오르는 부동산’에 대한 세계관은 현재도 다양한 방식과 시각으로 확장 중이다.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집, 부동산을 소재로 한 다양한 방송의 방향이 옳고 옳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방송이 만들어지고 많이 시청된다는 것은 그런 이슈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존재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바라기는 부동산의 세계관이 보다 넓게 보다 다양한 방송의 형태로 모색되었으면 싶다.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집을 쫓는 형태가 아닌 다양한 ‘삶의 방식(way of life)’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으면 싶다. ‘세계관’이야말로 개인이 꿈꾸는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1. 양산신문에 게재하고 있는 부동산칼럼 원본에 사진과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임을 밝힙니다.
http://www.yangsa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1877
2. 사진 속 글은 사진과 관련된 개인적 코멘터리 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