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검열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자기검열은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대개는 계산에서 시작된다.
아끼려는 마음, 합리적으로 보이고 싶은 선택,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작은 타협.
나는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지출을 정당화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었다.
최대한 돈을 줄이려 고민했고,
그 고민은 이상하게도
돈과 시간을 더 쓰게 만들었다.
처음엔 장비였다.
필요한 기능을 알면서도
조금 더 저렴한 제품을 골랐다.
“어차피 비슷하겠지.”
결과는 늘 비슷하지 않았다.
필수 기능이 빠져 있었고,
반품 시기를 놓쳤고,
결국 하나를 더 사게 됐다.
저렴한 선택은 선택이었지만
완성은 아니었다.
핸드폰 거치대도 그랬다.
휴대성은 좋았지만
견고함이 없었다.
핸드폰의 무게를 견뎌야 할 중심이
자꾸 앞으로 기울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토를 사서 밑에 붙여보기도 했다.
무게는 잡혔지만
구도는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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