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클라이맥스는 유지되지 않는다

빛나는 순간 이후에 남는 것들

by seoul

12화. 클라이맥스는 유지되지 않는다

— 빛나는 순간 이후에 남는 것들


우리는
클라이맥스를 오래 기억한다.

성과를 만들었던 순간,
인정을 받았던 순간,
처음으로 “됐다”고 느꼈던 순간.

그 장면은
유난히 또렷하다.

그래서 착각하게 된다.

저 상태가
계속될 것처럼.

한 번 도달하면
그 감정이 유지되고
그 위치가 계속 이어질 것처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클라이맥스는
생각보다 짧다.

환호는 지나가고
주목은 이동하고
시간은 다시
평지로 돌아온다.

그리고 남는다.

조용한 일상.

다시 반복되는 작업,
다시 시작해야 하는 하루,
다시 쌓아야 하는 시간.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느껴진다.

“분명히 잘 됐었는데
왜 다시 처음 같지?”

그 질문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건 실패가 아니다.

원래 그런 구조다.

클라이맥스는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지나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그 순간이 아니라

그 이후다.

다시 평지로 돌아왔을 때
무엇을 하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가,
다시 반복할 수 있는가,
다시 쌓을 수 있는가.

그게
다음을 만든다.

우리는 종종
클라이맥스를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그 순간만을 바라보면

그 이후의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기로 했다.

클라이맥스를
잡아두려 하지 않기로.

대신
지나가게 두기로.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기로.

조용하고
보이지 않고
결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

그 시간이
결국
다음 장면을 만든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빛나는 순간은
언젠가 다시 온다.

하지만
그 사이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장면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평지를 산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반복하면서.

다음 클라이맥스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걸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쌓아가면서.

당신은 지금
빛나는 순간을 붙잡고 있는가,
아니면
그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가.


#멈춘기분

#뒤처진느낌

#불안과집중

#기다림의시간

#무명의시간

#혼자버티기

#보이지않는노력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brunch membership
seoul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 속에서 복원을 위한 나를 지키는 기록."

11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6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7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1화도달한 사람은 존재하는가